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2022.4.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가 7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는 중한(한중)관계의 금기어가 됐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싱 대사는 이날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에서 '신정부 출범 이후 한중관계: 상호존중과 협력,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한중 전문가 대화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사드 문제로 한때 최악으로 치달았던 중한관계가 양국의 공동 노력으로 정상 궤도를 회복하긴 했지만 아직도 그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발혔다.

싱 대사는 특히 "(한중) 양국은 다시는 그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7년 4월 주한미군이 경북 성주에 사드 포대를 설치하자 자국에 '위협'이 된다며 우리 정부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른바 '한한령'(限韓令)을 발동해 Δ자국민들의 우리나라 단체관광을 제한하고, Δ사드 기지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중국 내 사업장 이용을 금지해 결국 롯데마트가 철수하게 만드는 등 큰 피해를 줬다.

이에 우리 정부가 2017년 10월 남관표 당시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간 협의에서 Δ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Δ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MD)에 참여하지 않으며, Δ한미일 군사협력을 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사드 3불(不)' 입장을 밝힌 뒤 한중 간 경색국면도 다소 풀리긴 했으나, '한한령'의 경우 아직 완전히 해제된 상황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은 후보시절 "문재인 정부의 (사드) '3불'은 안보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주권적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 내달 새 정부 출범 뒤엔 '사드 3불'이 사실상 폐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황재호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장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노웅래 민주연구원장 등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신정부 출범 이후 한중관계: 상호존중과 협력,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한중 전문가 대화에 참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4.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게다가 윤 당선인은 '한미동맹 복원·강화'를 외교 분야 최우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상황. 이와 관련 싱 대사의 이날 연설에서도 윤 당선인의 '한미동맹 복원·강화' 공약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 다수 등장했다.
싱 대사는 중국 당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관련, "중한관계의 정치적 토대"라며 "한국 측이 계속 이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가기 바란다. 대만·홍콩·티베트·신장(新疆)·남중국해 등 문제는 중국의 핵심 관심 사안이므로 한국 측의 지속적인 중시·배려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미국 측이 홍콩·대만·신장위구르자치구 관련 문제를 지적하는 데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해왔다.

싱 대사는 또 미 정부 주도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겨냥한 듯, 작년 우리나라에서 중국발(發) '요소수 대란'이 발생했을 당시 자국이 지원해줬다며 "일부 국가의 주장을 따라 기존의 산업사슬과 공급사슬을 훼손해선 안 된다. 이는 경제법칙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양국의 공동 이익에도 결코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싱 대사는 이날 연설에서 "현재 세계와 지역 정세가 요동치고 있고 각종 위험과 도전이 끊이지 않는다"며 "중한(한중) 양국은 미래지향적 자세로 이립(而立·30세)을 맞이한 양국관계가 더 성숙하고 안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가 한중 수교 제30주년이 되는 해임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싱 대사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최근 한반도 정세에 새 추이가 나타나며 긴장이 고조될 위험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측에 실질적 조치를 통해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에 대응하고 북미 간 신뢰 구축을 위한 여건을 마련할 것을 호소해왔다"며 북한의 입장을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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