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올렸을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5대 은행 모두 예·적금 금리 인상에 걸리는 기간이 6영업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수신 금리 인상속도가 절반 수준으로 빨라진 것이다.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은행의 이자 폭리를 줄이기 위해 예대금리차 비교공시를 한다는 공약을 내세온만큼 시중은행들이 이를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21개의 정기예금과 17개의 적금 금리를 최고 0.30%포인트 인상한다.
우리은행의 비대면 전용상품인 '우리첫거래우대 예금'은 최고 연 2.5%에서 최고 연 2.8%로, '원(WON) 예금'은 최고 연 1.60%에서 최고 연 2.20%로 오른다.
원(WON)예금은 만기 해지 시 신규일의 기본금리와 동일한 금리를 우대 제공하는 구조로 기본금리 연 0.30%포인트 인상은 최고 연 0.60%포인트 상승하는 효과를 나타낸다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적금의 경우 비대면 전용상품인 '원(WON) 적금' 최고금리는 연 2.60%에서 연 2.80%로, '우리 으쓱(ESG) 적금' 최고금리는 연 2.35%에서 연 2.65%로 인상한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전용상품뿐만 아니라 판매 중인 대부분의 예적금 상품 금리를 0.20~0.30%포인트 인상한다.
NH농협은행도 이날부터 예·적금 금리를 0.25~0.40%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주요 예·적금 금리는 연 2%대로 상향됐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지난 18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5~0.4%포인트 올렸다.
기준금리 상승 이후 수신금리 인상 속도 빨라져
5대 은행의 예·적금 금리 인상 행렬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금융권에선 5대 은행의 수신금리 인상 속도가 통상적인 수준보다 빨라졌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15개월간의 제로(0)금리 시대를 끝내고 첫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지난해 8월의 경우 5대 은행의 예·적금 금리 인상까지 걸렸던 기간이 6영업일이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엔 절반 수준으로 단축된 것이다.
이를 두고 '은행권이 금리 상승기에 대출이자로 폭리를 취해 사상 최대 이익을 번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다음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선 은행들의 과도한 이자폭리를 줄이기 위해 주기적으로 예대금리차를 비교 공시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어 은행들은 재빠르게 수신금리를 인상함으로써 불똥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전보다 수신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진 것은 사실"이라며 "예·적금으로 시중자금이 많이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