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대한 경영계와 노동계의 의견이 엇갈린다. 사진은 지난 5일 열린 2022년 최저임금위원회 제1차전원회의 모습.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 주 52시간 대수술 예고… 노동시간 어떻게 바뀌나
② 바쁠 때 일하고 원할 때 쉰다… '근로시간계좌제' 도입될까
③ 尹이 쏘아 올린 최저임금 차등적용, 경영·노동계 시각차 뚜렷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언급한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차기 정부에서 이뤄질지 주목된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대해 상반된 의견으로 맞서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지난 5일 제1차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시작했다. 통상적으로 첫 전원회의는 상견례 정도의 의미를 가지나 이날 회의에서는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지금까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을 제대로 논의하지 못했다"며 "올해만큼은 심도 있게 논의하는 최임위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근로자위원인 박희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은 "지역별 차등적용은 최임위 심의 대상이 아닌 데다가 업종별 차등적용도 근거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업종·지역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행법상으로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가능하지만 지역별 적용은 법 개정이 필요하다. 현행 최저임금법 4조 1항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에 따라 차등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지역별 차등적용은 현행법에 관련 조항이 없다.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최저임금 제도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7일 경기 안양 유세에서 "지불 능력이 없는 자영업자·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똑같은 수준으로 월급을 지급하면 도산할 수밖에 없다"며 최저임금 차등적용 필요성을 얘기했다.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관한 경영계와 노동계의 시각 차이는 최임위 제1차 전원회의 이후에도 이어졌다. 류 전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업종에 따라 경영상황이나 일의 강도가 모두 다른데 일률적으로 최저임금을 설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숙박업 등 최저임금을 못 주는 비율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한국의 최저임금은 높은 수준"이라며 "영세 사업자들은 지불 여력이 안되기 때문에 인력을 줄이게 되고 결국 젊은 사람들은 일하고 싶어도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세 사업자들의 임금 부담을 줄이면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동계 측은 최저임금 차등적용 시 임금 감소, 특정 업종 기피 현상 등을 우려한다. 한상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대변인은 "최저임금이 차등적용되면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현행 최저임금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며 "소득 격차를 줄이고 기초적인 생계를 보장해야 하는 최저임금제 취지에 어긋난다"고 힘줘 말했다.

한 대변인은 "최저임금이 업종별로 차등적용되면 저임금 업종에 대한 기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같은 숙박업이라고 해도 호텔과 모텔 등 차이가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임금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껏 단 한번 적용된 업종별 차등적용은 사문화된 조항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