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이 특허 출원한 '벌크 핀펫'(Bulk FinFET) 기술 관련 이익이 분배되지 않았다는 추궁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3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벌크 핀펫을 연구개발 할 때 신형철 유길호 교수 등 공동연구한 교수도 있고 제자도 있다. 그쪽으로는 이익이 분배되지 않았다"는 양정숙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제가 어린 교수 시절 특허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발명자가 아닌 분이 저자로 들어가면 특허가 무효가 된다고 들었고 이 과정은 미국 재판과 특허 심결에서 문제가 없다고 결정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이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인 이 후보자는 지난 2001년 원광대학교에 재직하던 시절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와 공동연구로 '벌크 핀펫' 기술을 개발했다. 벌크 핀펫 기술은 비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표준 기술로 꼽히는 3차원 트랜지스터 기술로 인텔, 삼성 등 유수의 반도체 기업이 채택해 '업계 표준 기술'로 여겨진다.
당시 카이스트 등은 예산 문제로 국내 특허만 출원하고 국외 특허권은 이 후보자에게 넘어갔다. 이 후보자는 개인적으로 미국에 특허를 출원했고 인텔과 100억원의 사용료 계약을 맺었다. 반면 삼성과는 미국에서 특허소송이 불거졌고 이 후보 측이 승기를 잡아 결국 합의로 마무리됐다. 이 후보자가 개발한 기술로 거액의 특허 수익이 생기면서 특허 수익 배분을 놓고 현재 카이스트와 자회사인 KIP가 수백원대의 소송을 벌이고 있는 있는 상황이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03년 미국에서 특허를 내면서 미국에 있는 KIP에 특허 권한을 양도했다.
이 후보자는 기술 발명 당시 소속 학교인 원광대가 아닌 카이스트에 발표신고서를 제출한 데 "소속 기관에 하고 싶었으나 소속기관의 발명승계 지원 체계가 미비해서 1차년도 주관기관인 카이스트를 통해 출원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수십억원이 들어간 국가연구개발인데 특허 보상금은 후보자 개인이 받고 있다"는 지적에는 "출원 과정에서 당연히 기관 등과 같이 하려고 노력했다"며 "당시 국가규정절차를 지켜서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수익은 저에게도 있지만 카이스트에서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국가의 돈으로 혜택을 받은 것처럼 오해를 받고 있다"는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미국 재판에서도 상당히 오랫동안 세심하게 그 부분을 다뤘고 거기서도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특허청 심판원에서 아주 촘촘하게 논의가 있었고 심결 내용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정됐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증여세 탈루 의혹에 대해 "세무 지식이 없고 일에 집중하다 보니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10여년간 증여세를 납부해오지 않다가 후보 지명 후 납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후보자는 2012년 11월 및 12월에 아파트 구매 지분 5억4000만원 및 예금 6억원 등 11억4000만원을 부인에게 증여했지만 장관 지명 당시까지도 부부간 증여를 신고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 후보자는 이후 장관 지명 3일만인 4월13일 증여세 납부 신고를 하고 그다음 날인 14일 증여세를 납부했다.
이에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통 부부간 지분을 나눠서 신고할 때는 반반으로 하는데 (이 후보자는) 40대 60으로, 부인 지분을 40으로 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공동으로 할 경우 증여세 세액공제한도인 6억원을 넘기 때문에 이렇게 나눴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해외 출장에 장남을 동반한 것에는 "유념하겠다. 앞으로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17년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던 중 일본으로 출장을 떠나면서 배우자와 장남을 동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아들 이모씨는 카투사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해 휴학 중이었다. 이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제적 관행상 부부 동반은 봐주지만 자녀를 데려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자녀를 데려가는 점은 부도덕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가 현재 보유 중인 12억 이상의 'GCT Semiconductor'(GCT 세미컨덕터) 사에 대한 전환사채에 대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제시됐다. 이용빈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기술 특례 상장을 위한 협의 중인 회사에 거액의 투자를 했다. 윤 당선인이 알고 있냐"며 "윤 당선인의 표현을 빌려서 이 사안은 장관이 되어도 날아갈 사안"라고 직격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혹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면 불찰"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 후보자 측은 "(GCT 세미컨덕터는) 대학원 후배가 설립한 기업으로 유능한 후배들을 믿고 해당기업에 투자했다"며 "현재는 전환사채에 대한 주식 전환 옵션을 포기해 채권만 보유하고 있어 이해충돌 소지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IT업계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망 사용료 문제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망 사용료 문제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제공 사업자(CP)들과 망 사업자(ISP)들의 갈등으로 불거졌다. 특히 고화질 영상 콘텐츠로 인해 이전과 달리 글로벌 CP가 망 전체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늘면서 이들이 망 비용 부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이 망 이용대가를 지불할 수 없다는 건 한국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이 후보자에게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의원님 말씀하신 부분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향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