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무역확장법 232조 개정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사진은 윤석열 당선인(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뉴스1·로이터 통신

철강업계가 이번 달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개정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주요국들은 미국과 무역확장법 232조 합의를 이끌어 냈으나 한국은 협상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석열 당선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21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경제·기술동맹' 강화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경제안보와 과학기술 협력 등을 통해 한미동맹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고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복안이다.


철강업계는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지지부진했던 무역확장법 232조 합의가 이뤄질 것을 기대한다. 양국이 경제협력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한국 철강업계에 대한 제한 조치가 해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배제한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동맹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이에 동참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무역확장법 232조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2018년 시행됐다. 유럽연합(EU)·영국·일본 등 철강 제품에 고율관세(25%)를 부과하고 한국에 대해서는 대미 수출 규모를 3년간(2015~2017년) 평균 물량의 70%(연평균383만톤→268만톤)로 제한했다.

EU·영국·일본은 이후 미국과 각각 매년 330만톤, 50만톤, 125만톤 분량의 철강 제품에 대한 무관세 합의를 이끌어 냈다. 한국은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미국 주요 인사를 만날 때마다 개정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으나 협상 시작 단계에도 이르지 못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한국과의 무역확장법 232조 재협상은 우리에게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철강업계는 조속히 무역확장법 232조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토로한다. 한국에 대한 제한은 여전한 상황에서 주요국들이 무관세 합의를 이끌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의 자동차·가전 등 전방산업이 살아나 철강 수요가 증가해도 쿼터제에 가로막혀 수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 물류대란, 공급망 불안 등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역확장법 232조라도 개정돼야 숨통이 트일 것 같다"며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협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