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품목 대부분이 오르며 밥상 물가가 치솟고 있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지수는 109.19(2020년=100)로 1년 전보다 7.6% 올랐다. 이는 2012년 1월(7.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품목별로 보면 ▲국수(33.2%) ▲밀가루(26.0%) ▲식용유(22.7%) 등이 크게 올랐다. 소금은 1년 전보다 30.0% 상승했다.
이어 ▲식초(21.5%) ▲부침가루(19.8%) ▲된장(18.7%) ▲시리얼(18.5%) ▲비스킷(18.5%) ▲간장(18.4%) 등 22개 품목이 10% 이상 급등했다.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가격이 상승한 품목은 69개에 달한다.
지난달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7.4% 올랐다. 1998년 3월(7.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갈비탕(12.2%) ▲치킨(10.9%) ▲생선회(10.7%) ▲자장면(10.4%) 등은 10% 이상 올랐다.
전체 39개 품목 중 ▲김밥(9.7%) ▲라면(9.3%) ▲쇠고기(9.1%) ▲피자(9.1%) 등 31개 품목의 가격이 전체 소비자물가(5.4%)보다 더 올랐다.
농축수산물도 지난달 4.2%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축산물은 12.1% 상승했다. ▲수입 쇠고기(27.9%) ▲돼지고기(20.7%) ▲닭고기(16.1%) 등이 올랐다.
한국은행은 5%대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지난 3일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국제유가와 국제식량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수요측 압력이 더욱 커지면서 물가상승 확산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를 상회한 데 이어 6월과 7월에도 5%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세 언제까지 갈까
전문가들은 당분간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비료값과 곡물가격 및 유가가 폭등하고 가뭄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먹거리에 대한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5월 세계식량가격지수에 따르면 곡물 지수는 전월보다 2.2%, 육류 지수는 0.5% 상승했다.지금처럼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으로 임금이 인상되면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올라 또 다시 물가를 자극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생활필수품을 중심으로 한 식료품 서비스 가격 상승이 전반이 오르면서 국민들의 생활고가 깊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들의 고민도 깊다. 재료비가 인상됐다고 소비자 가격을 바로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경미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로 외출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가게 전체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재료비가 많이 올라 영업이익은 전과 다름 없는 자영업자가 대부분"이라며 "외식 산업은 과당경쟁이라 한 업체만 가격을 올리게 되면 나머지 업체에 손님이 몰릴 가능성이 높아 함부로 가격을 올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불안한 세계 정세도 물가 상승의 불안 요소로 꼽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종전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전쟁이 장기전으로 돌입하면 물가가 안정되긴 힘들 것"이라며 "고물가 체제는 유지되지만 올 4분기엔 지금과 같은 가파른 상승세는 꺾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