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말 기준금리가 최고 2.7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과 관련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4차례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1.75%인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기 위해선 한은 역사상 처음으로 지난 4, 5월 인상에 이어 올해 총 6차례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9일 '2022년 6월 통화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기준금리가 2.75%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지금 형성돼 있는 기준금리 기대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빅스텝 가능성과 관련해 박 부총재보는 "현재 빅스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건 아니고 열어두고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 중국 경기둔화 등을 감안하면 현재로선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게 아직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 부총재보는 그러면서도 "물가가 많이 오르면 상황을 봐 가면서 빅스텝이 혹시라도 필요하다면 시장을 변동성을 크게 하지 않으면서 조정해 나갈 수 있다"며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는 물가가 지나치게 치솟지 않는 이상 빅스텝보다 베이비스텝에 무게를 두겠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14년 9개월만에 두달 연속 금리를 올려 현재 기준금리는 1.75%로 오른 상태다.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이달 열리지 않고 ▲7월 13일 ▲8월 25일 ▲10월 11일 ▲11월 24일 등 앞으로 4차례 남았다.
연말 기준금리가 2.75%에 달하고 한은이 베이비스텝만을 단행하면 4차례 모두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즉 한은 사상 최초로 6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기대인플레이션↑→임금 상승→물가 상승 '악순환' 우려
아울러 박 부총재보는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그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한국은행도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며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상황에 매우 유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향후 물가는 여전히 상방리스크가 더 높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이 물가 목표보다 상당 폭으로 높아지는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고 앞으로 경제성장률이 잠정치보다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제로 하고 있어서 물가에 비중을 두고 통화정책을 한다는 스탠스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은은 당분간 5%대 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치솟는 물가도 문제지만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것도 한은으로선 부담이다. 향후 1년 후 물가 상승률을 전망하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3.3%,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은 3.7%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으면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근로자는 기업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이러한 임금 인상분은 상품과 서비스 가격 등에 반영돼 실제로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가속화할 수 있다.
한편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4일부터 이틀동안 열리는 연방시장공개위원회에서 빅스텝을 단행해 미국 기준금리는 0.75~1.00%에서 1.25~1.50%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과 미국간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포인트에서 0.25~0.50%포인트로 좁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