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토종 백신 1호' 초읽기… 속도 내는 먹는 치료제
②"엔데믹, 상황 변했다"… 백신·치료제 개발 중단
③백신·치료제 국산화, 사업성이냐 건강주권이냐
①'토종 백신 1호' 초읽기… 속도 내는 먹는 치료제
②"엔데믹, 상황 변했다"… 백신·치료제 개발 중단
③백신·치료제 국산화, 사업성이냐 건강주권이냐
한동안 제2의 화이자나 모더나를 꿈꿨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사이에서 때아닌 눈치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이 빠르게 안정화되면서 백신·치료제 개발 동력이 사라지고 개발 환경도 점차 악화하고 있어서다. 개발의 어려움과 사업성을 고려할 때 중단 선언을 하는 편이 맞지만 주가나 기업 이미지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임상 개발 중단을 공식화하기도 만만치 않다. 이에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아닌 기존 필수접종 백신 개발·수급에 기업들이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 들어 제넥신과 HK이노엔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중단했다. 이들이 백신 개발 중단을 결정한 것은 자연면역이나 백신 접종으로 인해 임상 대상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전세계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400만명에 달했으나 현재는 약 50만명 수준까지 줄어든 상태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도 1만명대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 14일 기준 국내 백신 접종률은 1차 87.8%, 2차 86.9%로 매우 높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글로벌 기업의 시장 선점도 개발 중단의 이유로 꼽힌다. 이들의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은 전세계 접종의 약 30%를 차지한다. 국내에서도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구입 비중은 65%나 된다. 국내 백신 도입에는 현재까지 총 2조6251억원의 정부예산이 쓰였다.
개발이 힘들고 사업성이 떨어짐에도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국산화가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기술 축적과 재유행 대비 능력을 키운다는 점에서 백신·치료제 개발이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엔데믹으로 전환되더라도 계절독감처럼 매년 백신을 접종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서 앞으로도 백신물량 확보와 백신 국산화가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아닌 기존 필수접종 백신의 국산화도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백신 생산 및 개발역량 즉 백신주권은 국가의 보건안보와 직결된다. 필수적 백신을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는 보건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국가예방접종 백신 자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필수접종 백신 자급률은 2021년 기준 27%에 그쳤다. 필수접종 백신 22종 중 국내 제조사가 원액부터 완제품까지 만드는 백신은 6종에 불과하다. 그 중 인유두종바이러스(HPV), 폐렴구균 등 10종은 전량 완제품을 수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백신 시장은 글로벌 시장의 약 2%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백신주권은 국민의 건강주권에 직결되는 사항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업체들의 과감한 도전이 계속돼야 제약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