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형조선사들이 선수금 환급보증(RG)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기관이 보증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어렵게 체결한 계약이 엎어질 위험에 처한 영향이다.
20일 업계 등에 따르면 중형 조선사인 대선조선은 지난 1월6일과 7일 계약한 1000TEU급 컨테이너선 4척과 같은 달 28일 수주한 스테인리스스틸(SUS)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1척에 대한 RG를 발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조선은 선주에 양해를 구하고 미뤘던 RG 발급 시한을 다시 또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RG는 조선사가 배를 건조해 발주사에 넘기지 못할 경우 조선사가 선박 건조비용으로 미리 받은 선수금을 금융기관이 대신 물어주겠다는 보증이다. 통상적으로 선주들은 배를 건조할 시 조선사에 선수금을 지급하고 조선사에 금융기관으로부터 RG를 받아오라고 요구한다. 조선사가 RG를 받지 못하면 선박 건조계약이 무효가 되는 경우가 많다.
금융기관이 RG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배경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조선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금융기관도 RG로 손실을 본 경험이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기관들은 금융위기 이후 저가수주를 막기 위해 조선소에 RG를 발급해 줄 수 있는 한도를 정해두는데, 이 한도가 모두 소진되면 추가 RG 발급을 자제한다. 대선조선의 RG 발급 한도는 2억2000만달러로 현재 99%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형 조선업체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도 RG 발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계약이 취소될 상황에 처했다. 케이조선은 지난 4월 총 10억달러 규모의 8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했는데 RG를 발급받지 못했다. 케이조선의 RG 발급 한도는 4억5000만달러인데 이미 모두 소진된 상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RG 발급이 일부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수주를 했는데도 금융권의 도움을 받지 못해 계약이 취소되는 상황은 나타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