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사진=뉴스1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20년동안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4%를 상회했던 적은 2008년(4.7%)과 2011년(4.0%) 두번뿐이었다.

한은의 이같은 분석은 다음달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앞두고 사상 첫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인상)에 나서기 위한 명분쌓기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21일 이창용 총재 주재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수준(4.7%)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2019년 이후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연 2회 발간하고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5%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만에 최고치다.


이어 정부는 지난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4.7%로 높여 잡았다. 이는 한은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반기에도 높은 물가 상승세 지속

올들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2008년 상반기와 유사한 모습이지만 최근의 물가 여건에 비추면 올 하반기 이후에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2008년 하반기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으로 물가 상승세가 빠른 속도로 둔화됐지만 올해는 물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은이 과거 급등기와 비교해 최근의 물가 여건을 살펴본 결과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의 높은 오름세, 환율 상승세, 민간소비 증가세 등이 상당 기간 물가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이 보고서에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5월(5.4%)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도 원유, 곡물 등을 중심으로 해외 공급요인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상반기보다 오름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한은은 근원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3%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서비스 소비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수요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은 "향후 물가흐름은 국제유가 상승세 확대 등 최근의 여건변화를 감안할 때 지난 5월 전망경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글로벌 공급 차질 심화,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소비 회복세 확대 등이 상방 리스크로, 국내외 경기회복세 둔화와 원자재 수급여건 개선 등이 하방 리스크로 각각 잠재해 있는 가운데 전반적으로는 상방 리스크가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과거 20년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웃돌았던 2008년(4.7%)과 2011년(4.0%)의 물가 상황을 비교하기도 했다.

소비자물가는 2005~2007년 2%대의 안정세를 보인 이후 리먼사태 발생 직전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2007년 1월 1.7%에서 2008년 7월 5.9%로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기도 했다. 2009년 7월 1.6%였던 물가상승률은 2011년 8월 4.7%로 올랐다.

한은은 "분기 기준으로는 2008년 3분기(5.5%)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물가상승률(2022년 5월 5.4%)은 2011년 급등기 고점(2011년 8월 4.7%)을 넘어 2008년 급등기 고점(2008년 7월 5.9%)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