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그야말로 역대급… '들었다 놨다' 숨막히는 장바구니 물가
②"오늘은 뭘 먹나"… 치솟은 점심값, 한숨짓는 샐러리맨
③[르포] "냉면 한 그릇에 1만6000원"
①그야말로 역대급… '들었다 놨다' 숨막히는 장바구니 물가
②"오늘은 뭘 먹나"… 치솟은 점심값, 한숨짓는 샐러리맨
③[르포] "냉면 한 그릇에 1만6000원"
최근 외식물가가 급격히 오르며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농축수산물 인상 요인이 외식물가를 끌어올렸 다. 전문가들은 현재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어 고물가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널뛰는 점심값, 편의점 도시락 찾는다
외식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외식물가 5월 상승률(7.4%)은 외환위기(IMF 사태) 초기인 1998년 3월(7.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치솟는 물가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마저 나온다. 점심(Lunch)과 물가 상승(Inflation)의 합성어로 점심값 부담이 늘자 등장한 용어다. 인크루트가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과반수가 점심값 부담에 대해 '매우 부담된다'(56%)고 답했다. 이어 '약간 부담' (39.5%) '보통'(4.3%)이란 응답이 뒤를 이었다.
짜장면과 같은 서민들이 자주 찾는 품목도 급격하게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서민들이 즐겨 찾는 메뉴인 ▲짜장면 5385원→6223원(15.5%↑) ▲냉면 9346원→1만269원(9.8%↑) ▲김치찌개 백반 6769원→7308원(7.9%↑) 등의 가격이 전년동월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간편하게 끼니를 때우려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편의점 도시락의 매출 증가 폭도 커지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편의점 도시락 매출은 전년동월대비 ▲CU 30.1% ▲GS25 49.1% ▲세븐일레븐 35.0% ▲이마트24 49.0% 증가했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가 계속되면서 식사 비용에 부담을 느낀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편의점을 많이 찾으며 도시락 매출이 증가했다"며 "오피스 상권에서는 편의점에서 직접 음식을 먹는 사람보다 테이크아웃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고삐 풀린 외식물가, 식품비 부담 더 커진 저소득층
외식물가 오름세를 주도하는 요인으로는 농축수산물 인상 요인 탓이 크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주요 곡물 생산국 수출제한 등에 따른 국제 곡물가 급등이 국내로 빠르게 전이된 탓이다. 농산물 가격 상승은 가정 내 장바구니 물가를 일차적으로 끌어올린 뒤 외식비 인상을 초래한다.
또 다른 요인은 가공식품 물가가 10년4개월 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는 점이다. 통계청의 5월 가공식품지수는 109.19로 1년 전보다 7.6% 올랐다. 이는 2012년 1월(7.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품목별로 ▲국수(33.2%) ▲밀가루(26.0%) ▲식용유 (22.7%) 등이 올랐다.
김종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국제곡물이슈대응 태스크포스(TF) 단장은 "국제 곡물가 상승은 축산·외 식업 물가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주는 구조"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농산물 가격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물가인상은 저소득층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0% 의 월평균 가처분소득 가운데 식품비가 차지한 비중은 42.2%에 달했다. 가처분소득의 절반가량을 식비로 쓴 셈이다. 소득 상위 20.0%의 평균 식비 비중 (13.2%)의 3배가 넘는다. 전체 가구 평균(18.3%)보 다도 훨씬 높다.
소비자 차원에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수급 상황이 안정됐을 때 물가가 다시 내려올 것이냐 하면 그건 아닐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현재 상황에서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는데 정부가 소비자 입장에서 지원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속화, 해법은 없나
고물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축산물 가격 오름세가 쉽게 잡히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곡물·원자 재, 물류비 상승 등의 여파가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김 단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3월 초에 가격이 많이 올랐던 게 실제 국내 물가로 반영되려면 최소 올 4분기는 돼야 한다"며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현재 물가상승과 함께 경기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접어들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를 동시에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이와 같은 상황은 앞으로 1년 6개월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위기에 전문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 기침체와 고물가가 동반한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들어섰다"며 "식용유나 돼지고기 등 국민 생활에 밀접한 식료품 물가 인상에 따라 소비자 체감물가는 갈수록 높아진다는 점에서 정부는 비용 부분을 절감 해주는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