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현대중공업그룹과 세운 국내 최초 의료데이터 전문회사를 3년 만에 청산하고 홀로서기에 나섰다. /사진제공=카카오

카카오가 디지털 헬스케어 홀로서기에 나섰다. 현대중공업그룹과 3년 만에 결별하고 카카오헬스케어를 중심으로 해당 산업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8알 업계에 따르면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센터는 지난 5월 30일 법인해산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지분 50%를 보유한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센터는 지난 2019년 3월 서울아산병원 및 HD현대(전 현대중공업지주)와 총 1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합작사(JV)다. 지난해 기준 매출 1억200만원, 5100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합작법인을 통해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업 방향에 대해 HD현대와 마찰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다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원했지만 HD현대는 암 환자로 서비스 대상을 좁히길 원한 것이다. 결국 이견이 이어지자 별다른 성과 없이 3년 만에 청산 수순을 밟게 됐다.

대신 카카오는 올해 3월 신설한 카카오헬스케어를 앞세워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든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IA'는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지난 2020년 1936억달러에서 오는 2027년 6459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카카오는 카카오헬스케어 설립 한 달 만에 1200억원을 추가 출자하며 본격적인 사업 진출에 나섰다.

황희 전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이끄는 카카오헬스케어는 '헬스케어 월렛' 플랫폼을 선보일 전망이다. 건강관리-진료예약-심리상담-맞춤관리를 '올인원'으로 제공하는 형태다. 예컨대 유전자를 검사해 당뇨 발병위험을 확인하고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는 게 하나의 앱에서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업무협약을 맺은 기관만 14개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 등 7개 병원과 ▲지니너스 ▲위뉴 ▲스카이랩스 ▲누비랩 ▲포티파이 ▲히치메드 ▲원스클로벌 등 7개 스타트업이 포함됐다. 유전자 분석부터 식습관 개선, 비대면 심리상담, AI 전자문진, 의약품 정보제공 등 분야도 다양하다.

이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는 파트너사와 공유한다. 앞으로 카카오 공동체의 데이터 표준화, 인공지능(AI) 등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병원, 연구기관, 스타트업 등 파트너가 데이터를 활용하고, 가치 있게 쓸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의료데이터 활용 규제 등은 넘어야 할 산이다. 황 대표는 최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비대면 진료·원격진료 등 새로운 진료 행위가 일어나도 플레이어가 많이 바뀔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면서 "기술기업이 비용을 청구하거나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기 어려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공유나 흐름에 어떤 규제를 가져갈 것인지 깊게 논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