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김포 장릉 인근에 아파트를 지은 건설업체들이 문화재청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업체들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뉴시스

법원이 경기 김포시 김포장릉 인근에 아파트를 지어 문화재청과 소송 중인 건설업체들의 손을 들어줬다. 아파트를 건설한 곳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해당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는 건설업체 대광이엔씨(시공 대광건영)와 제이에스글로벌(시공 금성백조)이 문화재청을 상대로 낸 공사중지명령처분취소 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아파트 상층부의 상단 부분을 철거하더라도 문화재 반경 500m 밖에 있는 고층 아파트로 인해 계양산 조망이 여전히 가려지므로 조망이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사 중단 내지 철거로 입을 원고의 피해가 막대한 반면 철거로 얻을 이익은 사실상 미미하거나 거의 없다" 설명했다.

이어 "실제 조선왕릉 중 공릉, 선릉, 정릉 등이 건물로 가려져있음이 확인되고 장릉 역시 기존 아파트로 (원거리 산 조망이) 훼손돼있다"면서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지 않는 건 세계유산 등록 당시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 검증을 살펴보면 사실상 별다른 조망 침해가 없고 먼 거리 계양산 조망이 가려진 상태"라면서 "역사문화지역 내 건축기준 허용기준 작성 지침도 원거리 산의 조망은 중요시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왕릉뷰 아파트' 사태는 문화재청이 3개 건설업체가 김포 장릉 인근에 아파트를 허가 없이 짓는다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김포 장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 중 하나로 인조 아버지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가 묻혀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반경 500m 내 역사문화반경 보존지역에 짓는 20m 이상의 건축물은 문화재 보호법에 따라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건설업체들은 이 같은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해 7월 해당 아파트 19개 동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뒤 사실상 '일부 철거'를 권고했다.

건설업체들은 문화재청이 내린 공사 중지 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원에 공사중지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또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사 중지 명령을 멈춰달라며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인용 결정으로 건설업체들의 손을 들어주며 공사가 재개됐지만, 문화재청이 지난해 12월 재항고장을 내면서 양측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