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광화문사거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에 탑승 중인 어르신 모습. /사진=뉴시스


무상 의료와 교육 등 정부가 현물 형태로 제공하는 복지를 가구소득에 포함해 계산해보니 소득 상하위 격차가 한층 좁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소득통계에는 안 잡히는 '숨은 재분배'가 상당한 규모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1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사회적현물이전을 반영한 '조정가구소득'은 2024년 기준 평균 8353만원으로 집계됐다. 조정가구소득은 기존의 가구소득 통계(평균 7427만원)에 의료·교육·보육 등 현물 혜택(평균 926만원)을 더한 수치다. 현물복지로 가구소득이 약 12% 늘어난 셈이다. 정부가 현물복지 제공에 따른 재분배 효과를 추정하기 위해 실험적으로 만든 통계다.



현물이전을 반영한 불평등지표는 기존 대비 뚜렷이 개선됐다. 소득불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처분가능소득 기준 0.325에서 조정처분가능소득 기준 0.281로 0.044 낮아졌다. 소득 5분위배율은 5.78배에서 4.33배로 1.45배포인트 줄었다.

중위소득 50% 이하 인구 비율인 상대적 빈곤율도 15.3%에서 10.5%로 4.8%포인트 떨어졌다. 연간 소득 이1000만원 이하인 가구의 비중도 처분가능소득만으로는 3.7%였지만 현물이전을 반영한 지표에서는 0.8%로 급감했다.

출처=국가데이터처 '사회적현물이전을 반영한 소득통계 작성 결과'


소득 분위별로 보면 1분위(하위 20%) 현물이전소득이 727만원, 5분위(상위 20%)는 1253만원이었다. 소득이 높을수록 현물이전소득의 절대적인 액수가 컸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 가구의 소득에서 현물이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저소득층일수록 높았다. 실제 1분위에서 현물이전소득 비중은 46.8%로 가구소득의 절반 가까이 됐다. 5분위는 이 비중이 7.2%였다.



연령별로는 66세 이상에서 재분배 개선효과가 가장 컸다. 이 연령대에서 현물이전소득을 반영한 지니계수는 0.300였다. 반영 전 수치(0.377)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다. 상대적 빈곤율도 37.7%에서 25.7%로 12.0%포인트 떨어졌다.

부문별로는 의료 분야 현물이전소득이 488만원(비중 52.8%)으로 가장 컸고 ▲교육 377만원(40.7%) ▲보육 32만원(3.5%) ▲기타바우처 28만원(3.0%)이 뒤를 이었다. 고령화로 의료비 지원이 커지는 반면 저출산으로 교육·보육 지원이 위축되는 흐름을 보였다.

데이터처는 "향후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작성방법과 결과의 타당성·신뢰성을 확인한 뒤 '사회적현물이전을 반영한 소득통계 작성 결과' 통계를 국가승인통계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