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킴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 졸겐스마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그래픽=강지호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한번에 '강남 집 한채'… 국내 상륙하는 초고가 치료제
②"줄서는 초고가약, 건강보험 재정은 괜찮을까요"
③희귀질환 신약 개발 나선 토종 제약사


초고가약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빨라지고 있다. 1회만 투여하면 환자의 53%가 완치돼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킴리아의 건강보험(건보) 적용이 지난 4월 확정됐다. 1회 투여에 약 28억원이 드는 세계 최고가 치료제 졸겐스마도 건보 급여 협상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노바티스의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제 럭스터나와 화이자의 심근염병 신약 빈다맥스 등 유명 초고가약들도 건보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5억원짜리 '꿈의 항암제' 킴리아 첫 건보 적용… 최소 100만원

국내에서 초고가약이 건보 적용을 받은 첫 사례는 노바티스가 개발한 킴리아다. 킴리아는 최초의 CAR-T 치료제이자 단 한 번 치료로 장기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개인 맞춤형 항암제다.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이후 2018년 유럽, 2019년 일본에서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약 30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25세 이하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거대 림프종 환자들이 대상이다.

킴리아는 1회 투약으로 암세포를 전멸시킬 수 있는 신약이다.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의 경우 10명 중 8명이 장기 생존할 만큼 약효가 입증됐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약값과 치료비용을 포함하면 소요되는 비용이 5억원 안팎에 달한다. 개인맞춤형 치료제여서 기존 합성화학품과 달리 대량으로 생산하기 어렵다. 국내에는 생산 시설이 없어 환자의 혈액을 미국까지 가져가 치료제를 생산해야 했기 때문이다. 건보 적용을 받으면서 이제는 소득에 따라 100만∼600만원 정도의 투 약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노바티스의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사진=한국노바티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 졸겐스마 건보 적용 초읽기

킴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건보 적용을 기다리고 있는 초고가약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불리는 노바티스의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다. 초고가약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만큼 의료계와 제약업계에서는 졸겐스마 이후 초고가 치료제에 대한 급여 적용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졸겐스마는 1회 투여 비용만 약 28억원(영국 기준 비급여 약가, 미국 25억원·일본 19억원)에 달한다. 2019년 미국 FDA 허가를 시작으로 일본, 영국, 브라질, 캐나다, 이스라엘 등 40여 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SMA는 유전자 SMN1이 결핍돼 있거나 변이돼 근위축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근력저하, 근위축 등 식사와 움직임이 어려워지며 호흡 문제까지 이어져 결국 생명까지 위협하는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신생아 1만명 당 1명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환자는 2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졸겐스마는 원래 있어야 할 정상 유전자를 대체해 정상 기능을 유도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때문에 다른 기존 치료제들과 달리 1회 투여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근본적 치료제로 꼽힌다.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았고 지난 5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를 통과해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에서 약가 협상 중이다.

약가 고시가 이뤄지면 환자들은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졸겐스마에 건보가 적용되면 환자는 약값의 10%만 내면 된다. 일본 수준인 20억원 선에서 약가 협상이 이뤄지면 환자 부담금은 2억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본인부담금상한제까지 적용되면 80만~600만원 사이에서 정해진다.

졸겐스마가 약평위를 무사히 통과한 만큼 약가 협상과 무관하게 곧 건보 적용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약평위는 건보 적용의 가장 까다 로운 관문으로 통한다.
국내 건강보험 적용 추진 희귀의약품./그래픽=강지호 기자

럭스터나·빈다맥스도 대기… 일각선 건보 재정 우려

또 다른 초고가약인 노바티스의 럭스터나와 화이자의 빈다맥스도 건강보험 급여를 신청한 상태다. 럭스터나는 유전성 망막질환(IRD) 치료제다. 망막색소변성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 발현 환자에 투약하는 약으로 치료비가 약 5억원에 이른다. 노바티스는 지난해 10월 건보 등재 신청을 했다.

화이자가 개발한 트랜스티레틴 매개 아밀로이드증에 의한 심근병증 신약 빈다맥스는 올해 세 번째 건보 논의에 나선다. 이 병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생존기간이 2~3년에 그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임에도 단순 심부전으로 오인하거나 별다른 치료제가 없어 치료 성적이 좋지 못한 질환으로 꼽혀왔다.

빈다맥스는 지난해 초 첫 번째 급여 도전에서 필수약제 지정에 실패했다. 같은 해 상반기 경제성 평가를 진행하고 위험분담제(RSA)를 통해 두 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어 최근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희귀질환은 제약사들의 기술 발전에 따라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희귀질환을 치료하는 초고가약들의 건보 적용은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건보 재정 부담을 덜 위험분담제 등의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