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적으로 재산 은닉 또는 소득 은폐해 조세를 회피한 한국타이어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세금 부과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한국타이어그룹 총수 일가는 금융소득을 얻는 과정에서 세법상의 신고를 누락했을 뿐 금융소득 은닉과 같은 부정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조 명예회장 등이 스위스와 룩셈부르크 은행에 계좌를 개설해 자금을 운용해 금융소득이 발생했으나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며 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이 2019년 부과한 종합소득세 금액은 조 명예회장 19억8200여만원, 조 고문 26억1300여만원 등이다.
조 명예회장과 조 고문이 이 처분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조 명예회장 등이 45억원 상당의 종합소득세를 취소해달라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변론 과정에서 조 명예회장 등의 대리인은 부과기간 5년이 지난 부분에 대한 과세는 취소되어야 하고, 5년이 지나지 않은 부분에 대한 과세는 부당과소신고가산세율(40%)이 아닌 일반과소신고 가산세율(10%)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명예회장의 주장에도 1심 법원은 이들이 고의적으로 재산을 은닉했다고 보고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990년 처음으로 스위스 소재 은행에 계좌가 개설된 이후 2016년 3월까지 원고들의 공동 명의 또는 단독명의로 4개의 해외금융계좌를 추가 개설해 운용하는 과정에서 20년 넘게 신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거래상대방이나 사용처 등을 볼 때 스위스 또는 룩셈부르크 현지와의 관련성이 발견되지 않고 조세회피 목적을 제외하고는 거액의 현금을 주고받기 위해 국내가 아닌 해외 은행을 이용해야만 하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