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퇴직연금 자산 증대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미국, 호주 등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디폴트옵션 제도가 한국에서도 시행된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윌리스 타워스 왓슨(Willis Towers Watson)에 따르면 선진 7개 국가의 DC형 퇴직연금 비중은 2000년에는 35%, 2020년에는 53%로 나타나며 DC형 비중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호주의 DC형 비중이 2020년 86%로 가장 높다. 이는 슈퍼애뉴에이션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는 등 DC형 중심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진 결과다. 다음 미국의 DC형 IRA 포함 비중이 2020년 64%로 나타났다.


미국·호주 3층 연금 체계 국가


미국은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며 세금으로 운영하는 1층 연금의 부족한 재원이 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은 퇴직연금을 통한 노후준비를 지원하기 위해 401(k)에 자동가입 및 디폴트옵션을 도입, 401(k)가 은퇴자산의 주력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미국도 한국과 비슷하게 퇴직연금은 DB형, DC형 등으로 구분되며 DC형은 다시 401(k), 403(b), 457 및 TSP 등으로 구분된다. 근로자는 401(k)에 연 2만500달러까지 자기 부담으로 납부할 수 있으며 고용주는 저축된 1달러 당 50센트 비율로 근로자 급여의 최대 6%까지 보조가 가능하다. 401(k)에 납입한 금액은 과세가 유예되며 근로자는 자기 급여에서 401(k)에 납입한 금액을 차감한 잔액에 해당하는 소득세를 납부한다.

401(k)에는 과세 이연 혜택, 고용주의 매칭 옵션, 자동 가입·디폴트옵션 및 퇴직연금 담보 대출 서비스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401(k) 적립금은 2019년 말 기준 미국 전체 은퇴자산의 약 20%에 해당하는 6조4000억달러다.


호주의 노후준비 제도도 전세계적으로 DC형 퇴직연금인 슈퍼애뉴에이션으로 유명하지만 오랜 기간 3층 연금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선 1층 연금으로 일반 조세로 충당해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노령연금(Age Pension)이 있다.

슈퍼애뉴에이션은 대부분의 직종을 포괄하는 퇴직연금이며 1980년 산업형 퇴직연금으로 처음 도입됐다. 근로자는 각자 상황에 따라 특정산업 위주의 산업형 기금, 특정 고용주 위주의 기업형 기금, 정부 및 공공기관 위주의 공적 기금, 특정 금융사가 운용하는 소매형 기금 중에서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슈퍼애뉴에이션은 근로자 연 급여의 9.5%에 해당하는 기여금이 근간이 된다. 기여금은 고용주가 의무적으로 납입하며 근로자는 급여의 일부분을 추가 납입할 수 있다. 슈퍼애뉴에이션의 고용주 부담금은 1992년 최초 도입 시 3%에서 2025년 12%까지 4배 인상될 예정이다. 슈퍼애뉴에이션은 국내외 주식 외에도 안정적 현금흐름을 수반하는 부동산, 인프라 등에 글로벌 분산투자를 지향하고 있다.

호주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적극적인 투자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연평균 수익률은 10년 세전 4.1%, 5년 세전 9.2% 등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80%가 넘는 한국의 퇴직연금 연평균수익율이 2016~2021년 세전 1.88%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변화의 바람에 투자라는 순풍의 돛 올려야


직장인에게 퇴직연금은 국민연금, 개인연금과 함께 노후 준비의 필수항목이라고 볼 수 있다. 국민연금이 국가책임이라면 퇴직연금은 회사와 개인의 책임이다. 퇴직연금은 개인연금과 달리 재직 기간에는 무조건 쌓이는 자산이며 그 금액도 작지않다. 특히 DC형 가입자가 운용에 무관심할 경우 자신의 노후자산을 방치하는 것과 같다.

선진국들은 한국보다 앞서서 고령화가 심화되고 퇴직연금 제도 및 상품이 발달했으며 국민들의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연금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퇴직연금 변화의 바람에서 나의 노후를 위해 투자라는 순풍의 돛을 어떻게 올려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