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학교 내에서 발생한 여대생 성폭행 사망사건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공개된 입장문에는 "같은 학교 학생인 가해자에 대한 언급 없이 감성팔이만 하고 있다"며 비난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 16일 인하대 홈페이지 '인하광장' 게시판에는 '눈물을 삼키며, 미어지는 가슴을 안고'라는 제목의 총학 비대위 입장문이 게재됐다.
비대위는 "어제 15일, 가슴 아픈 참사가 있었습니다"라며 "겨우 20살, 아직 꽃피우지 못한 우리의 후배이자 동기였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저 떨리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터져 나오는 울음을 가까스로 참으며 고개만을 떨굴 뿐입니다"라며 "그렇게 어제 15일,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렇게 겨우 20살, 누군가의 소중한 친구이자 동기가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습니다"라고 애도했다.
비대위는 "비통합니다. 정녕 이렇게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것입니까?"라며 "머릿속을 맴도는 질문과 끝없는 눈물을 삼키며 미어지는 가슴을 안고 하나뿐인 가족이자 친구 그리고 동기와 후배를 떠나보낸 이들을 위로합니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우리 곁을 떠난 그를 엄숙히 추모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이뿐이라 송구스럽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추모했다.
18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입장문은 여러 커뮤니티로 확산했고 같은 학교 학생인 가해자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는 점을 두고 비판이 제기됐다. 감정을 호소하는 듯한 추상적인 문장이 주를 이뤄 정확한 상황 설명이나 대응 방법 등에 대한 내용이 전혀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누리꾼은 "가해자 처벌에 대한 입장이나 재발 방지에 대한 내용은 어떻게 한 문장도 없는 거냐" "가해자에 대한 분노는 왜 외면하냐" "안 쓰니만 못한 입장문" "시를 쓰는 것도 아니고 감성팔이하냐" "소설 쓰는 줄 알았다" 등 입장문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일부의 누리꾼은 "아직 경찰 조사도 안 끝난 상황에서 학교 이름 걸고 내는 글에 가해자를 언급하기엔 조심스러웠을 것"이라며 "추모하는 글이고 피해자를 2차 가해하며 상처 주는 글도 아닌데 왜 그렇게 죽자고 달려 드냐"고 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인하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시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대학생 A씨는 지난 17일 구속됐다. 인천지법 영장전담재판부는 A씨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했다.
A씨는 경찰에 사고사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B씨를 고의로 밀어 살해했을 가능성도 열어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