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당권 주자들이 유력 후보인 이재명 의원에 대응할 단일화 물꼬를 텄다는 관측이 나온다.
97그룹 후보들은 21일 재선의원 모임 주최 '후보자 토론회'를 개최해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강훈식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아산시을)은 이날 혁신방안 발표에서 "70년대 생이지만 세대교체를 위해 여기 있는 것이 아니라 가슴뛰는 민주당을 위해 여기 섰다"며 "준비되지 않은 후보에게 무력하게 무너져버린 민주당의 무능력이 뼈아팠다. 왜 민주당이 있어야 하는지 우리의 효용을 스스로 입증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국민께 제대로 된 설명없이 급하게 추진하는 잘못을 범했다. 중산층과 서민이 우선이라던 민주당의 모순에 대해 국민은 표로 심판했다"며 "불확실성과 불공정·불평등에 맞서 발버둥치는 청년세대의 고민을 방치했다. 정치적으로 필요할 때만 이들을 찾으려 한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때) 제가 모든 것을 걸었던 이 의원은 연고도, 명분도 없는 지역의 보궐선거에 출마했다"며 "인천에서 단체장을 지낸 5선의 당대표는 서울 시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성과 쇄신의 기간이 없었던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강북구을)은 조국 사태를 짚었다. 그는 "조국 사태 이전에는 검찰개혁 지지가 70%를 넘었다"며 "검찰개혁 핸들링을 급하게 하고 한쪽으로 몰고 과정을 넘어서면서 신뢰를 잃고 검찰개혁 명분도, 선거 승리 실리도 챙기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민주당이 민심을 떠나게 하는 과정 속에서 출마 후보들이 낙선하며 피눈물을 흘렸다"며 "만나보면 알겠지만 당이 힘이 되는 게 아니라 짐이 됐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구갑)은 "촛불혁명 당시 많은 시민이 사회개혁과 변화를 외쳤다"며 "그 열망 실현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고 지방자치단체 중 상당 부분을 민주당에 맡겨줬다. 그걸로 부족해 176석을 만들어줬으나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박 의원은 "이제라도 당이 추구하는 가치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며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시스템과 능력을 갖춰야 된다고 생각한다.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이제라도 공들여 설치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진보나 개혁과제는 단순히 정치인 몇 명 가지고 할 수 있는게 아니다. 더욱 많은 사람의 동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며 "우리 당은 당원과의 소통구조가 부족하다. 당원에게 필요한 교육제도와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문(친 문재인)계로 분류되는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구을)은 김해영 전 의원과의 만남을 두고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친문이어서 문재인 정부와 동떨어지는 일을 했을 때 침묵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할 이야기를 국민 입장에서 쓴소리를 했다. 미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당내 많은 계파 갈등이 있는데 이제 모두 뛰어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97세대가 등장한 것도 친명(친 이재명)·친문을 뛰어넘고 586세대를 넘겠다는 각오라고 생각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계파를 뛰어넘고 김 전 의원과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도 품을 수 있는 민주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대차 3법을 지적한 강 의원은 "도덕성이 무너졌다. 창피하다. 국민은 대체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나은게 뭐냐고 묻는다"며 "스스로 반성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도덕성 회복에 전력을 다하겠다. 윤리심판원을 100% 외부인사로 구성하고 성비위, 부동산 투기, 부정부패는 즉각 선조치해서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일화 문제에 대해 강병원 의원은 "컷오프 전이라도 단일화로 공동스크럼을 짜고 컷오프 이후에는 본선 진출자가 가려질 것이니 그때 제대로 논의하자"며 "떨어지면 97세대 중 누군가를 열심히 밀겠다. 선거대책위원장이라도 맡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용진 의원은 "단일화의 취지와 방향, 내용, 가치 등을 공감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한 방향을 바라보고 어깨를 걸치면 되고 컷오프 전에 단일화를 하게되는 방식이라면 전이든 후든 민심을 중심으로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전당대회 흥행과 혁신을 보여주기 위해 영향력이 상당히 큰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강훈식 의원은 "지금은 의견을 낼 시간이라고 본다"면서 "현실적인 방법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논의가 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고 컷오프 이후에는 당연히 그걸 열어놓고 고민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