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원숭이두창 발병 환자가 최근 4600명을 돌파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최소 1만6000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양성이란 내용의 라벨지가 붙은 관의 모습. /사진=로이터

원숭이두창 감염자 대부분이 남성 성소수자이며 직접적인 피부 접촉으로 감염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비해 감염력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내 원숭이두창 발병 환자가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질병집계지도 기준 4600명을 돌파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74개국에 걸쳐 최소 1만6000명이 감염됐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선 지난 24일 국제적 공공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이에 같은 날 미 방송매체 CNN은 원숭이두창에 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CNN 의학전문기자인 레나 원 조지워싱턴대 공공보건의와 인터뷰를 가졌다. 원 기자는 이날 원숭이두창의 기원과 고위험군, 백신접종의 필요성 등을 설명했다.

원 기자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보다 전염력이 매우 낮다. 코로나19는 전염력이 높고 작은 단위의 에어로졸(기체 중 분산된 작은 고체 및 액체 입자)로 퍼진다. 따라서 일상적인 대화나 같은 공간에 있다는 이유로도 감염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원숭이두창은 기본적으로 직접적인 피부 접촉으로 전염된다. 현재까지 파악된 대부분 감염경로는 성행위였으나 원숭이두창이 성병으로 구분되진 않는다. 포옹과 성관계 등 친밀한 접촉이 원숭이 두창을 일으키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감염자가 사용한 침대 시트나 수건 등을 나눠 쓰면 감염될 수 있다.


확진자의 대부분은 감염 초기 고열과 두통, 근육통 등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뉴잉글랜드 의학지에 발표된 16개국 528건을 조사한 연구에선 가장 흔한 증상이 발열과 피로, 근육통, 림프절 부종 등으로 나타났다. 또 원숭이두창을 진단받은 사람 중 29%가 성병에 걸렸다는 사실도 보도됐다.

원숭이두창은 천연두와 같은 과에 속하는 바이러스다. 주요 숙주로는 설치류나 작은 포유류지만 지난 1958년 원숭이에게서 최초로 발견돼 원숭이두창이라고 이름이 붙었다. 지난 1970년 동아프리카에서 최초로 인간에게 감염된 사실이 발견됐다. 이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의 풍토병으로 발전했다.

지난 2003년에도 미국에서 아프리카 대륙으로부터 수입한 설치류를 통해 원숭이두창 유행을 겪은 적이 있다. 다만 이번에는 발병 범위가 훨씬 넓다. 거의 모든 주에서 감염사례가 확인됐으며 CDC는 감염 지도를 대중에게 공개해 널리 알리고 있다.

현재까지 감염자는 남성 성소수자가 대부분이다. 뉴잉글랜드 의학지는 98%의 감염자가 성소수자였고 95%가 성행위로 인해 감염됐다고 밝혔다. CDC도 원숭이두창 확진자의 중간연령이 36세이고 감염자 다수가 남성 동성 간 성행위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WHO는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이 3~6%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현재까지 미국에선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사망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임산부와 어린이, 면역력이 약한 이들에게 치명적이다.

모든 사람이 원숭이두창 백신 접종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원 기자는 "백신 보유량이 극히 적다"며 "CDC가 권고한 150만명분보다 부족한 30만명분이 있다"고 답했다.

반드시 백신접종이 필요한 이들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이들이다. 이들은 감염원에 노출된 후 4일 이내에 접종하면 원숭이두창 발병 가능성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2주 이내에 투여하면 중증 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작아진다.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처럼 유행할 또 다른 바이러스가 될 가능성이 있을까. 이에 원 기자는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검사와 예방접종을 통해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WHO의 비상사태 선언으로 많은 국가에 영향을 미쳐 풍토병이 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