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사진은 올해 초 횡령 사건이 불거진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사진=뉴시스

▶기사 게재 순서
①기업 리스크로 떠오른 횡령… 경제위기에 더 늘어나나
②횡령 막을 '내부 통제 시스템' 실효성 높이는 방안은
③"작정하고 속이는데…" 직원 횡령 예방 어쩌나


횡령을 예방하기 위해 사업체마다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내부 직원이 횡령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회사가 자체적으로 범죄를 막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 방안으로 업무 분담 및 내부고발자 보호 등을 제안했다.

회계·자금 담당 직원 분리… 횡령 예방 첫걸음

횡령을 막기 위해서는 회계상 자금과 실제 자금 흐름이 같도록 조치해야 한다. 장부에 표시되는 돈의 흐름과 실제로 움직이는 돈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돈이 회사 밖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는 횡령을 조기 식별할 수 있는 근거 중 하나로 사용된다.


돈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예산 편성과 자금관리, 회계처리 담당자 등을 따로 두고 자신이 맡은 범위 외의 업무에는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필요하다. 한 직원이 전표를 작성하고 승인하는 등 자금인출권한을 갖게 된다면 횡령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업무 분담은 횡령을 방지할 수 있는 구조적 장치 중 하나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이 지난 6월 발표한 '내부회계관리제도 미래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내부회계관리제도와 관련해 개선되지 않은 미비점의 원인으로 '업무 분담·접근제한'(18%)이 가장 많이 꼽혔다. 업무 분담과 접근제한은 2020년에도 미비점 원인 1위(17%)를 기록했다. 해당 보고서는 자금사고 원인에 대해 "업무 분담 등 내부통제시스템에서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주요 내부통제가 설계된 바와 다르게 운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내부 통제 시스템의 기초는 회계나 자금을 운용하는 직원을 분리하는 것"이라며 "한 직원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부여되면 자연스럽게 횡령에 대한 유혹이 쉽게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을 구분할 뿐 아니라 별도조직을 신설해 회계 담당 직원과 자금 담당 직원을 서로 다른 조직에 두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돈의 입출금을 관리하는 직원과 장부를 관리하는 직원을 따로 운용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성 교수는 "최근 주식시장 버블이 꺼지면서 지금껏 숨겨져 있던 횡령 사건이 다수 적발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횡령 유혹을 받을 수 있는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적발 핵심 '내부고발'… 고발자 보호하고 인센티브 확대해야

횡령을 막기 위해 내부고발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사진은 우리은행에서 횡령한 혐의를 받는 직원 A씨 모습. /사진=뉴시스

횡령을 예방하고 발견하는 주된 수단이 내부고발인 점을 고려해 내부고발자 보호에 힘쓰고 내부고발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일회계법인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기업(229개사)의 68%(복수응답)는 '부정 위험 관리 방안'으로 내부고발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 다수 회사에서 내부고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내부고발이 횡령 등 회사 안에서 발생하는 부정을 발견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기능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내부고발제도 중 개선이 필요한 항목으로는 내부고발자 보호조치(31%·복수응답)가 제일 많이 꼽혔다. 회사가 내부고발자 보호에 앞장서야 직원들이 부담 없이 내부고발을 할 수 있는 영향이다. 과거에는 회사 내 비리를 인지해도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힐까 두려워 내부고발을 주저하는 경우가 잦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고발자 보호조치는 내부고발제도 활성화의 기반이자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에서도 요구하는 사항이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위원은 내부고발이 늘어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지난 7월20일 '기업 횡령 예방을 위한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제고 방안 심포지엄'을 통해 "제도적으로 회계부정에 대한 내부고발 유인을 지속 강화했으나 보상의 최고한도는 10억원으로 제한된 상태"라며 "내부고발 포상금을 회사 과징금에 비례 적용해 고액 부정 사태에 대한 고발 유인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액 부정 사건일수록 과징금 규모가 커지고 이에 비례해 높은 금액의 포상금을 지급하면 내부고발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연구위원 발표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회계부정에 대한 내부고발로 100만달러(13억여원) 이상의 과징금이 부과되는 경우 과징금의 10~30%를 내부고발자에게 포상금으로 지급한다. 기 공시된 자료를 분석한 제보일지라도 부정적발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면 대규모 포상금이 지급된다. 관련 제도 시행 후 회계부정 발생 가능성이 12~2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