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강경 대응할 경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시 주석이 지난 2018년 4월12일 남중국해 해상에서 함정에 올라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타이완 방문을 예고한 이후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중국의 과잉 반응이 오히려 자국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으로 중국의 대결 욕구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시진핑 주석은 경제적·정치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타이완 문제로 위기가 발생하면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올 하반기로 예정된 중국 공산당 대회에서 연임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맞서 엄격한 봉쇄를 실시하면서 악화됐다. 지난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0.4%에 그쳤다. 펠로시 의장과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의 만남이 시 주석의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NYT는 지난 1일(현지시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제·정치적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사진=NYT 공식 홈페이지

펠로시 의장이 타이완을 방문할 경우 시 주석은 군사력을 동원해 분노를 표출함과 동시에 자국 경제를 지켜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시 주석은 지난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며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 계획에 분노를 표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전문가 데이비드 기터는 NYT에 "(시 주석의 발언은) 전쟁을 각오하라는 식의 '고강도 경고'라기보다는 '일반적인 경고'에 가깝다"며 "중국은 펠로시 의장을 직접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들이 펠로시 의장을 비난하면서도 그의 타이완 방문으로 펼쳐질 위기를 구체적으로 나열하지 않았다는 점도 중국이 직접적인 군사적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밤 10시20분 타이완 수도 타이베이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의장의 타이베이 방문이 성사되면 25년 만에 타이완을 방문하는 미 하원의장으로 기록된다. 뉴트 깅리치 전 미 하원의장이 지난 1997년 타이완을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