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오는 17일 출범 100일을 맞는다. 정부는 법인세와 가업상속공제를 개편해 경제 활력을 높일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尹 정부, 규제 풀어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든다
16일 재계 등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은 기업 규제 완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후보 시절부터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해 온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로 분석된다.윤 대통령은 대선 전인 지난 3월1일 TV 연설을 통해 "불필요한 규제로 혁신의 발목을 잡지 않고 기업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경영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당선인 시절인 지난 3월21일에는 경제 6단체장을 만나 "기업활동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기업 규제 완화 의지는 정부 출범 후 정책으로 실현됐다. 법인세 최고세율 및 과표구간 축소와 가업상속공제 조건 완화가 대표적인 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달 21일 '2022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고 과표구간도 ▲2억원 이하 10% ▲2억~200억원 20% ▲200억~3000억원 22% ▲3000억원 초과 25% 등 4개 구간에서 ▲5억원 이하 10%(특례세율) ▲200억원 이하 20% ▲200억원 초과 22% 등 3개 구간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일부 대기업만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부자 감세'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최저세율 범위를 넓힌 점에서 중소·중견기업의 부담도 함께 줄였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과표구간 2억원부터 5억원 이하에 해당하는 중소·중견기업은 기존의 절반 수준인 10%의 법인세만 부담하게 됐다.
5억원 이하 법인세 10% 구간이 특례세율이라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해당 구간은 중소·중견기업만을 대상으로 한다. 지배주주 등이 50% 초과 지분을 보유했거나 부동산 임대수입·이자·배당 비중이 매출액의 50% 이상인 중소·중견기업은 특례세율을 받지 못하도록 해 실효성을 높였다. 정부는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법인세 부담 경감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법인세 개편으로 국가 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3%포인트 인하해주고 2년 뒤 국내총생산(GDP)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며 "기업들이 법인세 인하 효과로 확보한 재원을 이용해 투자를 늘린 효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전년 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8년 5.9% ▲2009년 4.4% ▲2010년 9.7% 등을 기록했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의 혜택이 일부 대기업에 국한된다고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홍 교수는 "법인세는 사람이 아닌 기업에 매기는 세금이기 때문에 법인세 인하 시 기업과 관련된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기업이 법인세로 납부해야 할 재원을 활용해 신제품을 만들고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배당금을 늘리면 소비자, 근로자, 주주 등 다수가 혜택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정부, 가업상속공제 완화해 중소·중견기업 부담 던다
정부는 중소·중견기업계의 숙원인 가업상속공제 요건 완화도 추진한다. 제도 실효성을 높여 중소·중견기업의 원활한 가업상속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먼저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을 '중소기업 및 매출액 4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에서 '중소기업 및 매출액 1조원 미만 중견기업'으로 확대한다. 공제 한도도 ▲10년 이상~20년 미만 200억원 ▲20년 이상~30년 미만 300억원 ▲30년 이상 500억원 등에서 ▲10년 이상~20년 미만 400억원 ▲20년 이상~30년 미만 600억원 ▲30년 이상 1000억원 등으로 늘린다. 공제 피상속인 지분요건은 기존 '최대주주 및 지분 50% 이상(상장법인 30%) 10년 이상 지속 보유'에서 '최대주주 및 지분 40% 이상(상장법인 20%) 10년 이상 지속 보유'로 완화한다.
가업상속공제를 받기 어려운 이유로 꼽혔던 업종 유지 조건도 손본다. 기존 표준산업분류상 중분류 내 업종변경 허용에서 대분류 내 업종변경 허용으로 범위를 넓혀 상속 후 비교적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후관리 기관도 7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고 정규직 근로자 비율을 매년 80% 이상 유지해야 했던 조건도 없앤다.
중소·중견기업계는 이 같은 내용의 정부 정책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가업상속공제 요건 완화는 조세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소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주고 경쟁력 있는 장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는 "가업승계는 세대 간 폐쇄적 부의 이전이 아닌 공공재로서의 경영 노하우 전수 및 기업 영속성 증진 등의 성격이 있다"며 "가업승계를 지원하는 내용이 세제개편안에 담긴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