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반지하 가구의 주거 개선 대책을 두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해법이 다소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이 간밤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 주택 현장을 찾아 상황 설명을 듣는 모습./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 8~9일 이틀간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본 지하·반지하 가구의 주거 개선 대책을 두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해법이 다소 엇갈리면서 향후 정책추진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서울시는 지난 10일 서울에서 지하·반지하의 '주거 목적 용도'를 전면 불허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하층을 주거용으로 건축 허가하지 않는 '건축허가 원칙'을 각 자치구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또 10~20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장기적으로 주거용 지하·반지하 건축물을 없앤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지하·반지하 주택은 모든 측면에서 주거 취약 계층을 위협하는 후진적 주거유형으로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원 장관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반지하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며 "반지하를 없애면 그분들은 어디로 가야 하냐"고 반문했다.


이는 사실상 서울시 정책에 반대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원 장관은 "먼 거리를 이동하기 어려운 노인, 환자, 몸이 불편한 분들이 실제 (반지하에) 많이 살고 있다"며 "이분들이 현재 생활을 유지하며 이만큼 저렴한 집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저도 30여년 전 서울에 올라와 반지하 여러 곳을 전전하며 살았다"며 "반지하에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산동네, 달동네를 없애는 바람에 많은 분들이 반지하로 이사를 갈 수밖에 없었던 과거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반지하 거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라며 "당장 필요한 개보수 지원은 하되 자가 전세 월세 등 처한 환경이 다르기에 집주인을 비롯해 민간이 정부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실효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2020년 통계청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총 지하·반지하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32만7000가구에 이른다. 이 중 20만1000가구(61%)가 서울에 거주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수치는 시내 전체 가구의 5% 수준이다.

국토부도 '반지하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오는 16일 발표하는 '250만+알파(α)' 주택공급대책에 '반지하 대책' 등의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