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커피박, 우분, 폐수슬러지(침전물) 등을 활용해 탄소배출 감축에 나선다. 사진은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 진행 모습.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이 버려진 자원을 재활용하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라는 기업 정체성을 바탕으로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실현을 위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현대제철과 인천연수지역자활센터는 인천시에서 수거한 커피박을 경북 보건환경연구원으로 보내 축사 악취 저감을 위한 연구를 지원하는 업무협약(MOU)을 지난 7월 체결했다.


커피박은 커피 찌꺼기를 의미한다. 연간 약 15만톤의 커피 원두가 수입되는데 그중 0.2%만이 커피를 추출하는 데 사용되고 나머지 99.8%는 생활폐기물로 버려져 매립 또는 소각된다.

경북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미생물로 처리한 커피박을 축사에 적용할 경우 기존 축사 악취를 최고 95%까지 저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커피박을 활용해 좁고 밀집된 농촌환경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축사 악취 민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장 실증 연구에 다량의 커피박이 필요했던 경북 보건환경연구원은 현대제철이 인천시와 진행 중인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를 통해 수거된 커피박을 공급받음으로써 후속 연구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현대제철은 소의 배설물인 우분으로 고로 연료를 대체하는 친환경 기술도 적용한다. 농림축산식품부·농협중앙회와의 협업을 통해 올해 말 우분 고체연료를 고로 연료로 투입할 계획이다.

우분을 제철소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은 그동안 우분 수거·고체연료 제조에 대한 문제와 경제성 등을 이유로 상용화가 지연됐으나 9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1톤의 우분 고체연료를 활용하면 4톤의 축산 폐기물이 재활용되면서 1.5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수입원료 대체 등의 부수적 경제 효과도 나타난다. 우분은 국내에서 매년 2200만톤 발생하지만 대부분 퇴비로 활용되면서 연간 200만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발생시켜 왔다.

현대제철은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슬러지(침전물)를 제철 과정 부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제철소의 제강 공정에서는 쇳물 속 불순물(황, 인)을 쉽게 제거하기 위해 형석을 사용하는데 반도체 폐수슬러지에 포함된 주성분(플루오린화칼슘, CaF2 50~60%)이 형석과 유사한 성분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연구 결과다.

형석은 전량 해외(남미, 중국 등) 수입에 의존하는 광물이다. 현대제철은 연간 약 2만톤의 형석을 수입해 사용하는데 이번 신기술 개발을 통해 약 1만여톤을 폐수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향후 점차 사용량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