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규 우리은행 호찌민지점장/사진=박슬기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김중관 KB국민은행 호찌민지점장 "베트남 기업금융 개척자, '짬마짝' 자세로 전진"
② 권용규 우리은행 호찌민지점장 "젠지세대 겨냥한 디지털금융 통했다"
③ 주진규 하나은행 호찌민지점장 "올해 영업익 1000만달러 육박… 탈중국화에 베트남, 여전히 매력적"
④ 이상윤 NH농협은행 호찌민사무소장 "지점 전환 속도, K-농협금융 전파"
⑤ 양지영 금감원 금융중심지지원센터 팀장 "외국계 금융사, 국내 진입 제약 풀려면 정부 지원 필수"
⑥ 파나마에 은행, 괌·하와이에 손해보험사가 있네

이남의 기자
호찌민(베트남)=박슬기 기자
베트남 호찌민시에 우뚝 솟은 오피스 빌딩 'M PLAZA(엠프라자)'에는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환한 미소로 고객을 맞이하는 베트남 우리은행이 있다.

한국인지 베트남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로 한국 기업과 한국 식당들로 즐비한 엠플라자는 교민들의 활발한 금융거래가 이뤄진다. 2006년 이곳에 문을 연 우리은행 호찌민 지점은 국내 기업의 영업을 기반으로 베트남 기업과 고객으로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23일 33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 만난 권용규 호찌민 지점장은 베트남을 '뜨거운 청년의 나라'라고 소개했다.

권용규 지점장은 "베트남은 인구 절반이 30세 이하일 정도로 젊고 역동적인 나라"라며 "모바일 QR코드 결제방식인 VN페이가 보편화되면서 젊은층의 모바일뱅킹 거래규모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금없는 사회, '우리WON뱅킹' 인기몰이

과거부터 지폐를 고집하던 베트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지나면서 카드 결제와 모바일뱅킹 거래가 확대됐다.

베트남국영은행(SBV)에 따르면 지난해 휴대전화 결제는 전년보다 81% 증가했고 온라인 결제는 67% 늘었다. 비엣틴은행, 비엣콤은행,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농업농촌발전은행(아그리뱅크) 등 베트남은행이 QR코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도 디지털금융 공략에 적극적이다.
우리은행 호찌민 지점/사진=박슬기 기자

우리은행 호찌민 지점은 2017년 오픈한 '우리WON뱅킹 베트남'을 내세워 디지털금융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WON뱅킹은 등록한 이체정보로 한 번에 송금할 수 있는 '간편이체' ▲상품 가입 이어가기 ▲휴대전화를 흔들어 거래할 수 있는 모션뱅킹 등 고객 편의 중심의 모바일 특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모바일전용 상품인 '파킹예금'과 대출 자동승인 프로세스를 적용한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고 베트남 소매금융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권 지점장은 "연 11%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자유적금은 현지 고객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새로운 디지털 트렌드에 맞춰 연내 사용자인터페이스·사용자경험(UI?UX)을 개선하고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로 베트남 고객에게 다가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 지점장은 베트남 금융시장에서 우리은행의 강점을 디지털금융이라고 소개한다. 지난 2017년 우리은행은 베트남 최초 펌뱅킹 서비스를 시작해 베트남 중앙은행이 주도한 새금융결제망 추진사업에도 외국계은행 중 유일하게 참여했다.

디지털금융을 확대한 결과 호찌민 지점은 지난해말 당기순이익이 800만5000달러(약 107억5000만), 총대출금은 약 1억7300만달러(약 2323억원)를 시현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00만8000달러(약 53억82000만원), 총 대출금금은 2억2200만달러(약2981억원)를 기록했다.

권 지점장은 "펌뱅킹 서비스는 고객의 삶을 쉽고 빠르고 편리하게 만드는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일상에서 우리은행이 고객과 모든 금융생활을 함께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코로나19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베트남 고객의 삶에 깊숙이 자리한 디지털금융 덕에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업금융 강점, 파생상품 판매 확대

우리은행 호찌민 지점은 탄탄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기업금융 상품과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호찌민 지점은 투자은행(IB)데스크를 두고 있으며 올 초 현대자동차의 현지 파트너사인 현대탄공과 협약을 맺었고 소매금융 업무를 체결했다.

베트남자동차공업협회(VAMA)에 따르면 현대탄콩의 올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은 3만6397대로 베트남 자동차시장의 점유율은 38.8%다. 동남아 시장의 최대 강자로 불리는 일본 브랜드 도요타(23.2%)를 앞지른 성적이다.

우리은행은 베트남에서 현대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자동차 대출을 지원한다. 올 상반기 호찌민 지점은 현대탄공과 협업으로 자동차 대출 626건, 1200만달러(약 161억원)을 판매하는 영업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호찌민 지점은 현지 기업들을 위한 파생상품 판매도 개시했다. 환율 헤지를 대비할 수 있는 파생상품은 우리은행이 우량 기업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금융 영업전략으로 손꼽힌다.

권 지점장은 "시장 변동성을 관리하기 원하는 기업고객의 니즈에 대응해 파생상품을 통한 헤지거래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며 "실제 역외론을 보유한 일부 기업이 시황, 파생절차, 가격 등을 문의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많은 파생거래를 유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 지점장이 몸 담고 있는 호찌민 지점은 베트남 느낌이 물씬 나는 조형물과 나무가 배치됐다. 한국말을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베트남 직원의 금융상품 설명에 한국계 은행의 이질감은 사라지고 현지의 익숙함이 묻어난다.

권 지점장은 "우리은행은 베트남 금융 불보지에서 태어났지만 디지털금융에 익숙한 젠지세대(Gen Z?한국의 Z세대와 유사한 젊은층)에게 차별화된 금융을 제공해 가장 빠르고 스마트한 은행의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라며 "호찌민 지점의 직원 모두 '베트남 우리은행의 주인은 나'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