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이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역사상 최대 규모 예산으로 정부 전체 예산 중 17%를 차지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병 예산이 줄고 복지 분야 비중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사상 첫 100조 예산… 정부 총 예산의 17%
30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3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은 올해 본예산보다 11.8% 증가한 108조9918억원이다. 내년도 정부 전체 예산 639조원의 17.0%에 해당하며 추가경정예산까지 포함한 올해 예산(101조 4100억원)과 비교하면 7조 5818억원(7.5%) 늘었다.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사회복지 예산은 올해보다 11조4175억원(14.2%) 증가한 92조659억원으로 전체 복지부 예산안 중 84.5%를 차지한다.
공적연금 예산은 37조1590억원으로 올해보다 5조6669억원(18.0%) 올랐다. 노인 예산은 20조4592억원에서 23조1143억원으로 13.0% 증가했다. 기초생활보장(16조4059억원)과 취약계층지원(4조6026억원)도 각각 13.5%, 11.0% 늘었다.
아동·보육예산은 9조1820억원으로 올해보다 7.0% 올랐다. 건강보험 관련 예산은 12조4102억원으로 올해 11조9242억원보다 4.1% 증가했다. 보건의료 예산은 4조9041억원에서 4조5157억원으로 7.9% 줄었다.
내년 코로나19 대응 예산은 5000억원 가까이 감액됐다. 복지부의 '감염병 대응 지원체계 구축 및 운영' 사업 예산 현황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대응 예산은 1조4368억원이었으나 내년도 예산은 9509억원으로 4859억원(33.8%) 감소했다.
코로나19 전담병상 등 의료기관 등 손실보상이 1조1100억원에서 6935억원으로 4165억원 줄었고 대신 긴급치료병상 1700개 추가 확충 예산 2573억원, 국가감염병임상위원회 운영 예산 1억원을 편성했다.
고득영 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은 "작년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델타 변이 특성상 병상을 많이 준비했지만 올해는 오미크론 바이러스 특성에 따라 정책 방향이 재택치료 중심으로 바뀌었다"며 "병상 손실보상 예산이 크게 감축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감염병 대응 예산 줄이고 복지 확대… "취약계층 보호"
코로나19 대응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인 대신 복지예산은 큰 폭으로 늘렸다. 우선 저소득층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물가상승을 반영해 월 30만7500원에서 32만1950원으로 4.7% 인상한다. 국고보조율은 올해 80.5%에서 82%로 약 1.5% 인상했다.국정과제로 선정했던 부모급여 사업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한다. 내년부터 만 0세에 70만원, 만 1세에 35만원의 부모급여를 지급한다. 2024년 만 0세 100만원, 만 1세 50만원까지 증액할 예정이다.
실직 등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놓인 가구를 지원하는 긴급복지 생계지원비는 기본중위소득 26%에서 30%로 인상했다. 처분이 곤란한 실거주 주택을 재산액 산정에서 제외해 요건을 완화했다.
저소득층의 과도한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는 재난적 의료비 대상 질환은 미용·성형, 특실료 등을 제외한 모든 질환으로 확대한다. 지원한도 역시 연간 3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으로 늘린다.
장애인연금과 장애수당도 인상된다. 장애인연금은 월 30만8000원에서 32만2000원으로, 장애수당은 월 4만원에서 6만원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단가는 1만4805원에서 1만5570원으로 인상한다. 총 11만8000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보호자 입원 등 긴급상황에서 돌봄공백을 방지하기 위한 발달장애인 긴급돌봄 시범사업은 내년부터 새로 실시한다.
최근 연이은 자살 사건으로 우려를 낳고 있는 자립준비청년(보육원 등 시설 퇴소 후 5년 이내)에 대해서는 자립 수당을 월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하고 의료비 지원사업을 신설한다.
학대피해아동 보호와 치유, 회복지원 활동을 위한 관련 기관과 의료기관 프로그램을 확충한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개선하고 인공지능 음성인식 시스템으로 복지 상담을 해주는 인공지능(AI) 복지사 도입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치료가 필요한 저소득 자살시도자 및 유족에게는 1인당 연 100만원까지 지원하는 자살 고위험군 치료비 지원사업을 신설한다.
보육과 관련해서는 연장형 보육료 단가를 25% 인상하고 연장보육 지원대상을 48만명으로 6만명 늘릴 계획이다. 국공립어린이집 신축과 기존 민간·가정어린이집의 국공립 전환으로 공공보육 인프라를 540곳 확충할 방침이다.
사회서비스 공급기관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 재원을 혼합한 사회서비스 혁신 펀드를 조성하는데 1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정신의료기관 시설·장비비 지원, 자살 고위험군 치료비 지원, 자살예방센터 인력 확충 등의 계획도 예산안에 반영됐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2023년도 정부 예산안은 국회 예산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고 실장은 "정부 예산 편성 방향이 확장에서 건전 재정 기조로 전환됐으나 복지부 재정규모는 예년보다 확대 편성했다"면서 "재정지출을 줄이더라도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정부 정책 방향이 예산안에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