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현대사의 상징이자 최장기 재임 군주였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서거했다. 향년 96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8일(현지시각)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96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왕위 계승자인 큰 아들 찰스 왕세자가 즉시 국왕 자리에 올랐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사회적, 경제적, 기술적, 정치적 대변화 시기에 즉위했다. 그는 한때 대영제국이 이끄는 52개 독립국으로 구성된 영연방이 변모하고 영국이 유럽연합(EU)에 가입 및 탈퇴하는 것을 지켜봤다. 재위 기간 윈스턴 처칠부터 리즈 트러스까지 15명의 영국 총리가 거쳐 갔다.
1926년 4월21일 아버지 조지 6세와 스코틀랜드 귀족 출신 엘리자베스 보우스라이언 사이에서 장녀로 태어난 그는 871년부터 899년까지 통치한 영국 초대 군주 알프레드 대왕의 32번째 증손녀다.
여왕의 대관식은 1953년 6월2일 런던 버킹엄궁에서 거행됐다. 직전 해 2월6일 부친 조지 6세가 서거한 날 즉위했으나 선왕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애도 기간을 두는 왕실 전통에 따라 대관식은 16개월 후에 치러졌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지난 6월 재위 70주년 '플래티넘 주빌리'를 맞이했는데 이는 영국 국왕 최초이며 유럽 군주로 프랑스 루이 14세(72주년), 리히텐슈타인 요한 2세(70주년) 이후 세 번째였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살아있는 현대사라는 평가받는다.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였던 1945년 18세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조지 6세의 허락을 받고 공주 신분으로 육군 여군(ATS)에 입대했다.
그는 왕실 최초 현역 입대한 여성이다. 즉위 이후 여왕은 1965년 처음으로 서독을 방문해 2차대전 이후 영국 화해의 물꼬를 텄다.
그는 대영제국 최후로 평가받는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을 지켜보며 제국의 종말을 맞이하기도 했다. 2014년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투표 사태,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EU 탈퇴) 등 영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대부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