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회원국 에너지부처 장관들은 9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에너지 문제를 논의했다. 카드리 심슨 유럽연합(EU) 에너지 정책 담당 집행위원이 9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긴급 에너지 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가스 도입가격에 상한제를 두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국가들이 러시아산 가스가 완전히 끊길 것을 우려하면서 분열했기 때문이다.

EU 회원국 에너지부처 장관들은 9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에너지 문제를 논의했다. 러시아산 가스 가격 상한제는 일정 가격을 넘는 러시아산 가스를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사들이지 않기로 하는 것이 핵심이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내놓은 러시아산 가스 가격상한제에 가장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국가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로 구성된 발트 3국이다. 반면 러시아로부터 많은 가스를 수입하는 헝가리,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는 가스 가격상한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경하게 밝혔다.

지난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산 유가 상한제에 참여하는 국가에 가스와 석유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현재 유럽연합이 수입하는 가스 중 러시아산 가스의 비중은 9%로 떨어진 상태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 유럽이 수입하던 가스 중 러시아산의 비중은 약 40%였다. 이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산 가스에 가격 상한을 두는 방안을 제안하겠다고 예고했다.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러시아산 가스에만 가격 제한이 가해진다면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즉각 중단될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가격 상한제를 시행한다면 러시아산뿐 아니라 유럽에 들어오는 모든 천연가스에 가격 제한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로베르토 친골라니 이탈리아 생태전환부 장관은 EU 회원국 가운데 15개국은 모든 수입 가스에 대한 가격 상한제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네덜란드를 포함한 국가들은 이런 가격 상한제에 의구심을 보였다.

한스 비즐블리프 네덜란드 추출산업부 장관은 "광범위한 가스 가격 상한제에 폭넓은 지지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유럽이 가스 가격 상한제를 시행할 경우 가스 수출국들이 유럽 공급을 중단하고 대신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담당 집행위원은 "우리는 공급 상황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U 에너지 장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비가스 에너지 생산업체의 수익을 제한하고 전력회사들의 도산을 막기 위해 긴급 자금을 수혈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EU는 이른바 '횡재세' 부과를 계획하고 있다. 아직 방안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가스값 폭등으로 전력값이 올라 더 비싼 값에 에너지를 팔수 있게 된 풍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 석탄화력 발전소의 초과 수입을 걷어 그 돈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데 쓰자는 게 골자다. 요제프 시켈라 체코 산업부 장관은 EU 에너지 장관들이 이달 말 다시 긴급회의를 열고 최종 계획을 협상하고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