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강세로 바이오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원/달러 환율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인 바이오 기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파이프라인 개발을 위한 글로벌 임상시험에 대한 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초부터 이어진 자금난에 빠진 바이오기업들이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9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원/달러 환율은 3거래일 1399.0원가지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이후 13년5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이른바 '킹달러'다.


환율이 급등하는 원인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꼽힌다. 연준이 내년까지 고금리 정책을 고수할 것이란 전망에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고 달러의 강세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신약 파이프라인의 해외 임상을 강화하던 바이오기업들은 킹달러라는 변수를 만나 난감한 상태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기업과 병원이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시험 수는 411개로 전년과 비교해 15.1% 늘었다. 5년 전인 2017년(276건)에 비해선 48.9% 급증했다. 대부분 글로벌 임상의 경우 통화는 달러다.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바이오기업에 고환율은 재무 악화라는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령 글로벌 임상시험 비용이 100억원이라 했을 때 올해 초부터 이어진 달러 강세로 10% 이상의 원화를 더 내야하는 구조"라며 "임상비용도 넉넉지 않은 상황인데 일부 임상대행업체(CRO)는 이미 비용을 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자금줄 가뭄에 임상비용 증가까지 '첩첩산중'

당장 돈이 궁한 바이오기업들 입장에선 이런 임상비용 증가는 사실상 악재로 평가된다. 최근 바이오 업종 전반의 주가가 맥을 못추면서 자금 조달길이 막혀서다. 일부 바이오기업들은 주가가 저조하자 과거 발행한 전환사채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바이오 주식시장이 호황이던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상장 바이오기업이 발행한 전환사채 규모는 3조원이 넘는다.


전환사채 투자자들 역시 주가 흐름이 저조한 상황에서 보통주 전환보다 현금 상환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사채의 경우 만기 시점이 2~3년인 점을 감안하면 해당 기업들은 2023년부터 3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토해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대부분 기업들이 이미 파이프라인 개발에 투자금을 사용한 터라 해결책에 마련에 고심이다.

일부 바이오기업은 파이프라인을 정리하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파멥신은 지난 7월 재발성교모세포종 신약(TTAC-0001)의 호주와 미국 임상 2상을 조기 종료했다. 회사 측은 "임상 중단은 유효성과는 별개로 코로나19 상황 장기화와 함께 그로 인한 자금 부담이 원인"이라고 전했다. 박셀바이오도 지난 8월 다발골수종 치료제(Vax-DC/MM)의 임상 2상을 조기 종료했다. 업계에선 바이오기업들의 자금이 넉넉하지 않았던 만큼 비용을 축소하기 위해 임상을 조기종료하는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