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울산 콤플렉스(울산 CLX)는 1962년부터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 에너지 공급을 선도해 왔다.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역할을 하는 SK 울산 CLX는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를 달성하기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지난 6일 방문한 SK 울산 CLX에서는 대규모 설비들이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여의도 면적 3배에 달하는 약 250만평 규모에 걸맞게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루브리컨츠의 생산시설이 즐비했다. SK 울산 CLX 관계자는 "부지 안에 총 5개의 정유공장에서 하루에 84만배럴의 원유를 처리하고 있다"며 "음료수에 비유하면 톨 사이즈 3억8000만잔 분량으로 대한민국 인구(5160만명)가 7잔씩 마시고도 남는 양"라고 설명했다.
5개 정유공장서 원유 84만배럴 처리… 안전 확보에도 총력
SK 울산 CLX는 대규모 설비를 효율적으로 관제하기 위해 조정실을 운영하고 있다. 25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직원들을 중심으로 24시간 내내 화면에 표출된 각 설비의 운전상태를 확인한다. SK 울산 CLX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 폐쇄회로(CC)TV 화면도 수시로 점검한다. CCTV를 통해 현장에 나타나는 이상 상황을 확인하고 현장 근무자와 수시로 연락해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는 것이 SK 울산 CLX 관계자 설명이다.안전 확보를 위해 열화상 카메라가 탑재된 로봇 개를 도입한다는 계획도 있다. 직원의 현장 방문 없이 설비 이상 상황을 감지하고 조정실에 위험 여부를 알려주는 기술이다. 로봇 개는 최근 SK 울산 CLX 현장에 투입돼 테스트가 진행됐고 결과에 따라 운용방안이 결정될 예정이다. 정동윤 SK에너지 No. 1 FCC 생산2 PL은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정실은 배출되는 탄소의 양을 실시간으로 집계해 관련 내용을 매달 정부에 보고한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발을 맞추기 위해서다. SK 울산 CLX는 넷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화, 피드 다변화, 시설 보완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정 PL은 "탄소 배출을 단계적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K 울산 CLX는 탄소 감축을 위해 즉시 실행 가능한 공정효율 개선하고 저탄소 연료전환을 추진한다. 동력 보일러 11기 중 9기의 연료를 탄소배출이 많은 벙커씨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교체해 지난해까지 누적 14만4000톤의 탄소배출을 감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사업도 구체화해 추가적인 탄소 감축도 노리고 있다.
세계 최초 '3대 화학적 재활용 공정' 클러스터 추진
SK 울산 CLX는 오는 2027년까지 순환 경제 구축에 1조7000억원, 설비 전환 및 증설을 통한 친환경 제품 확대에 3조원 등 총 약 5조원을 투자해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현재 에너지 공급원으로써 석유제품을 대체할 제품이 없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설비를 변경하고 지금껏 생산해온 석유화학 제품을 재활용한다는 구상이다.SK지오센트릭은 오는 2025년 하반기까지 SK 울산 CLX 내 21만5000㎡(축구장 22개 크기)에 울산 리사이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투자 비용은 1조7000억원으로 공사 기간은 2023년 9월부터 2025년이다.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필요한 인력은 총 140만명으로 하루 평균 2000~3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장 가동 후에는 공장 운영을 위한 인력, 협력 업체 인력 등을 포함해 약 260명이 고용될 전망이다.
울산 리사이클 클러스터는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페트(PET) 해중합 ▲열분해·후처리 등을 통해 플라스틱 재활용을 추진한다. 이 같은 재활용 공정을 모두 갖춘 클러스터는 전 세계에서 울산 리사이클 클러스터가 처음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박찬석 SK지오센트릭 GT1 Squad PL은 "연간 약 25만톤 정도 되는 폐플라스틱을 리사이클링해서 일반 공장에서 만들어 내는 석유화학 제품의 퀄리티하고 유사한 수준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탄소에서 그린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설비 전환 및 신·증설 투자도 진행된다. SK 울산 CLX를 친환경 사업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휘발성유기화합물 처리시설 신설, 환경경영개선 마스터플랜 수립 등이 대표적이다. 장기적으로는 탈탄소 기조에 따른 연료 수요 구조 변화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투자할 예정이다.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하는 시기를 대비해 석유제품 생산공정을 화학제품 생산공정으로 전환하고 친환경 항공유(SAF) 생산을 위한 공정 신설 등을 고려한다.
유재영 SK 울산 CLX 총괄은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에 에너지를 공급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탈탄소 에너지에 기반한 친환경 소재&리사이클 리딩 플랜트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