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농림축산검역본부 부지. 현재는 시민들을 위한 주차장과 공원으로 개방돼 있다. / 사진=김동우 기자

최대호 안양시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안양시청사 이전'이 지역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시 공공자산인 청사 부지를 시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정치적인 논리로 추진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지난 6·1지방선거에서 최 시장은 만안구 소재 농림축산검역본부 부지로 안양시 청사를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시는 시청이 옮겨가는 만안구를 행정중심 지역으로 조성해 만안구청을 비롯해 행정·복지·체육·문화시설과 기업업무단지를 갖춘 융복합단지로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안양시 만안구 안양로 175에 소재한 검역본부 부지는 공공기관 이전에 따라 지난 2010년 안양시가 매입했다.

시는 2017년 부지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부지 중 2만7565㎡(49%)는 만안구청을 이전하는 공공편익시설로, 나머지 2만8744㎡(51%)는 첨단지식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하고 2024년까지 건립을 목표로 했지만 관련 사업은 지구단위계획 수립 절차가 진행 중으로 현재 부지는 시민을 위한 주차장과 공원 등으로 쓰이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 '기본구성' 용역 추진…위원구성부터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추진?

최 시장은 만안구에 시청사를 이전해 행정복합타운을 개발하면 5000명의 일자리 창출과 67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경제적 타당성(0.65)을 확보하지 못해 난항을 겪던 행정타운역 신설도 2배 이상의 유동인구를 확보할 수 있어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또한 시청사 이전 후 청사 부지에는 대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사 이전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대기업 유치에 대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공공자산인 청사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 때문이다.

민주당 출신으로 안양이 지역구였던 정기열 전 경기도의회 의장은 지방선거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시청을 만안구로 옮기면 만안이 발전하고 동안구에 기업을 유치하면 동안이 발전한다는 논리는 잘못됐다"며 "안양시청 부지는 기업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안양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13일 안양시에 따르면 최근 2억 5000만원을 확보하고 여론조사 용역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는 지난 7월 시민단체, 공무원 등과 시청사 이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밝힌바 있다.

안양시 관계자는 "이전 추진을 위한 동반성장위원회 구성을 통해 기본구상을 위한 여론 수렴 절차에 들어간다"라며 "위원회는 시민의 요구사항과 여론조사 방식 등 큰 틀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반대 여론이 높게 나올 경우에도 추진하느냐'는 질문에 "6·1지방선거에서 당시 최대호 후보가 공약을 걸고 당선했기에 이전 반대가 높게 나오더라도 이전추진에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총 위원 18명에 만안구 시도의원 4명, 동안구는 전무…"동반없는 동반 위원회" 지적 나와

구)농림축산검역본부 부지 위치도. / 사진제공=안양시

동반성장위원회에 구성에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총 위원 18명에 만안구 시도의원 4명에 동안구 시도의원은 전무해 '동반위원회에 동반이 없는' 주민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동떨어진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추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월 현재 동안구 인구수는 54만7968명, 만안구 인구수는 23만4712명이다.

최대호 현 시장의 이 같은 무리한 이전 추진 배경에는 만안구 지역구를 둔 강득구 의원의 입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강 의원은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시청사 만안 유치를 공약을 내세웠다. 6.1 지방선거 운동 중 최 시장과 강득구(안양만안)·민병덕(안양동안갑)·이재정(안양동안을) 국회의원은 검역본부 부지에 시청을 이전해 만안구는 행정도시 완성을, 동안구는 경제도시 조성을 공약했다.

당시 공약 포함을 두고 시장 공천권으로 압박했다는 게 당시 캠프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래서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다가오는 2024년 재선을 노리고 있다는 게 안양 정가의 정설이다.

음경택 안양시의원 "최대호 시장이 이전을 선거 공약을 걸고 당선되어, 시민 의사가 반영됐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며 "이는 현직 프리미엄을 업고 당선된 측면이 있어 정확한 시민 의사가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민의 의사에 반하는 정치적 놀음에 움직이는 '꼭두각시 행정'을 펼친다면 시민들의 강한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동안구민들의 의사를 묻는 주민설명회 등 사전 공감대 형성 등 시민의 합의와 동의가 필수적"이라며 "또 다른 선심성 행정으로 시민과 시민을 갈라치기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양시는 원도심 지역인 만안과 평촌 신도시 동안 두 지역 간 불균형 심화는 갈등의 원인이 됐고 불균형 해소는 시의 오랜 숙제가 됐다. 최 시장은 한계에 이른 도시 성장과 지역 간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동안구민의 설명과 동의 없는 정치적 논리 만 앞세운 '이전 추진'은 또 다른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