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대표는 19일 오전 11시 경기 판교 신사옥 '아지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향후 홍은택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사진=임한별 기자

지난 15일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로 인해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기로 했다. 이에 카카오는 당분간 홍은택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남궁훈 대표는 두 각자대표 중 자신이 물러난 이유에 대해 "조직 구조상 이번 사태의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남궁훈 대표는 19일 오전 11시 경기 판교 신사옥 '아지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카카오 출범 이래 최악의 서비스 대란 상황을 책임지는 차원이다.


남궁 대표는 이날 "저는 카카오 서비스를 책임지는 대표로서 어느 때보다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쇄신과 변화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자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재난대책 소위원회를 맡아 남은 책임을 다하겠다"며 "정보기술(IT) 업계 전반에 이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겠다"고 했다.

그는 '카카오 각자대표 중 본인이 물러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관리 책임이 맡고 있는 조직이 제 관할에 있기 때문에 조직구조상 책임은 제게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기업 대표 자리에 있으면 경영 실적에만 매몰돼 시스템적인 문제를 살피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부연했다.

남궁 대표는 "사업을 책임지던 대표로서 늘 매출 등 사업 성과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했다"면서 "대표직 자리에서 내려와서 사태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처하기 위해 물러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진정으로 책임지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남궁 대표는 "제가 이렇게 사퇴할지 몰랐다"면서도 "그동안 사고가 생겼을 때 대표가 사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게 책임지는 것이냐에 대한 의문도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역량을 쏟는 것이 제대로 된 사과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만의 재발 방지만이 아니라 IT 업계에서 이러한 일이 재현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남궁 대표는 "어떤 문제로 발생했는지 세세하게 조사하고 인프라를 담당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의 글로벌 확장 계획은 흔들림 없이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카오 글로벌 확장 계획은 전체 경영진이 모여서 설정한 부분"이라며 "이에 대한 추진은 변함없다"고 했다. "현재 상황은 반성해야 하지만 글로벌 청사진이 영향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남궁 대표가 추진하던 신사업은 권미진 카카오 수석 부사장 중심으로 진행된다. 남궁 대표는 "서비스 기획 초기 단계는 제가 개입해 완료된 상황"이라며 "지금 세부 계획과 개발 등 일정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퇴사는 아니기 때문에 조언하는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재발방지위원회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된 추가 인력이나 예산 확보 등에 주력할 예정이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 15일 발생한 판교 SK C&C IDC 화재로 비롯된 카카오 전면 서비스 먹통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16일 출범시켰다. 홍은택 대표가 위원장으로서 현재 사태를 진두지휘하고 본사와 주요 자회사 책임자들도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