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열기가 식고 있다. 지난 7월27일 전국민 87.0%가 코로나19 백신의 기초 접종을 완료한 뒤 접종률은 석달째 제자리걸음이다. 사진은 화이자 백신. /사진=로이터

▶기사 게재 순서
①어벤져스 동원한 화이자 "돈 내고 백신 맞아라"
②엔데믹인데 백신·치료제 언제 다 팔지?
③한때는 구원투수, 개발된 백신·치료제 운명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열기가 식었다. 유행이 잦아들었고 무엇보다 맞을 사람은 다 맞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서다. 전체 인구 중 기초접종(2차 접종)은 지난 18일 기준 87.1%다. 10명 중 9명 가까이 기초접종을 마쳤다는 의미다. 3차 이상의 추가접종은 기초접종보다 접종률이 크게 떨어진다.


지난해 가파르게 치솟았던 백신접종률이 저조하다.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기초접종 기준 백신접종률은 지난 7월27일 87.0%에 이른 뒤 석달째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3차 접종률도 65.5%에 불과하다. 50대 이상 고령자와 기저질환 등 고위험군이 대상인 4차 접종률은 14.6%에 그친다.

부스터샷도 허가됐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 토종 백신은?

백신접종률은 저조한 데 반해 국내 코로나19 백신 시장은 포화상태다. 지난해 초 아스트라제네카를 시작으로 화이자,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 SK바이오사이언스까지 총 5개 기업이 만든 코로나19 백신이 시장에 나왔다. 오미크론 변이를 겨냥한 2가 백신(화이자 코미나티2주·모더나 스파이크박스 2주)도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고 이달 유통을 시작했다.

정부가 선구매로 사들인 백신 물량을 모두 소진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제약사와 도입하기로 계약한 백신 물량은 2억6084만도즈이며 지난 18일까지 사용한 백신은 1억3093만도즈(50.2%)뿐이다. 지난해 2월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1년 8개월이 지나서야 도입 물량의 절반을 사용한 셈이다. 선구매로 도입한 백신 중 모든 물량을 소진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뿐이다.

정부는 일부 백신을 사용하고 남은 물량에 대해 폐기했거나 개도국에 공여했다. 지난 18일 기준 백신별 소진 현황은 화이자(63.9%) 모더나(47.3%) 얀센(77.0%) 노바백스(2.1%) SK바이오사이언스(0.01%) 등이다.


지난 6월 허가받은 토종 1호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로선 난처한 상황이다. 시장 진입이 늦은 데다 수요마저 급감해서다. 스카이코비원은 추가접종용으로도 허가됐으나 백신 접종자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까지 1529명이 스카이코비원을 접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국내에서 접종 환경이 악화했더라도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변하고 있는 만큼 독감 백신과 같이 연간 접종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며 "해외시장으로 판로를 넓혀간다는 것이 궁극적인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제약사와 도입하기로 계약한 백신 물량은 2억6084만도즈이며 지난 18일까지 사용한 백신은 1억3093만도즈(50.2%)다. 인포그래픽은 코로나19 백신 선구매 물량 및 소진율./그래픽=강지호 기자

치료제 9부 능선 넘은 일동제약, 시장 전망은

코로나19 치료제도 마찬가지다. 게임체인저로 주목받았던 먹는 치료제는 사실상 감기약에 밀렸다는 평가다. 정기석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지난 8월 정례브리핑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먹는 치료제 처방률이 낮다"며 의료계에 적극적인 치료제 처방을 독려했다.

지난 3월 재유행 당시 방역당국이 경증환자에게 감기약 처방을 권고하면서 감기약 수요가 급증했다. 약국에선 감기약 수급 불안으로 품절 대란을 빚었다. 이 여파가 현재까지 이어져 감기약 수급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먹는 치료제 처방은 저조했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20여개 이상의 성분의 약물과 병용투여가 제한된다는 이유로 의료진들이 처방을 주저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기준 먹는 치료제는 67만6323명(팍스로비드 57만9941명·MSD 라게브리오 9만6382명)에게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개발되는 약들은 효용성 문제를 짚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중증환자를 제외하면 감기약만으로도 코로나19 증상 완화를 경험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일동제약은 일본 시오노기와 공동으로 먹는 치료제(조코바)를 개발하고 있다. 일동제약이 상용화에 성공하더라도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까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존 먹는 치료제도 처방이 미지근한 마당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조코바의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 시오노기는 지난 9월28일 조코바의 글로벌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변수(임상증상 개선)를 만족했다고 발표했다. 시오노기에 따르면 조코바를 복용한 환자들은 코로나19 증상 발생부터 완화까지 위약(가짜약)보다 24시간가량 빠르게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동제약은 조코바가 기존 먹는 치료제보다 범용성이 높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다른 먹는 치료제와 달리 경증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다"며 "처방받을 수 있는 연령이 상대적으로 낮아 충분히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