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공공과 민간 부문이 협업해 개발 효과성을 높이면서 기업의 비즈니스 요구를 충족하는 접근법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 정부의 해외무상원조 실행기관인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22일 경기도 광명시 아이벡스(IVEX) 스튜디오에서 '2022년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 성과공유회를 개최하고 스타트업과 추진한 성과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스타트업 기업의 우수 기술을 통해 개발도상국이 처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해외 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하는 코이카 CTS 프로그램과 투자 유치 기회를 넓히고자 마련됐다.
코이카는 2015년 선진국의 혁신벤처 지원사업을 벤치마킹해 CTS 공모를 시작하고 기업을 지원해 왔다. 올해까지 총 20개국에서 74개 파트너 기업이 보건·교육·환경·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에서 93건의 CTS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민간 개발재원 463억원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고 약 300만명의 해외 개발도상국 주민이 삶의 질 개선 등의 혜택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코이카 CTS 프로그램은 업력 10년 이내의 기업이라면 누구나 공모에 신청할 수 있으며 선정될 경우 최대 5억원을 지원받는다.
올해 성과 공유회에는 임팩트 투자사인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관계자와 국내 스타트업 기업과 벤처기업 재직자 등 총 2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CTS 파트너로 선정된 카이아이컴퍼니는 청소년기에 양치 교육만 잘 되어도 개인과 사회의 보건 측면에서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의식에서 출발해 구강관리 플랫폼인 덴티아이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현재는 베트남 하노이 의과대학과 사전 연구(파일럿)를 하고 현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증을 진행하며 개발도상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송지은 카이아이컴퍼니 이사는 발표에서 "베트남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에서는 체계적인 구강건강 관리 교육이 부족해 하루에 한 번 양치를 하는 경우도 드물 뿐만 아니라 치과 검진을 한 번도 받은 적 없는 베트남 청소년이 10명 중 6명에 달한다"면서 "원조를 통해 진출한 베트남 규제 특례로 국내에서는 달성이 어려웠던 신시장 발굴, 신기술 실증, 원조라는 1석 3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다른 우수사례로 소개된 CTS 파트너 공생은 라오스의 불발탄 피해 지역에 맞춤형 의수(義手)를 공급해 장애인의 자립을 응원하고 현지에서 스스로 제작할 수 있도록 3D프린터 운용기술 등을 전수하고 있다.
김상희 공생 CTO(최고기술책임자)는 "다른 지원 프로그램이나 연구과제의 경우 기술 개발에 비중을 둬 현장에서의 적용에 한계가 있으나 코이카의 CTS는 개발도상국 현지 상황에 맞춰 실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기업의 사례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위플랫은 AI와 클라우드 기술에 기반한 지능형 누수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김지선 위플랫 실장은 "수도관 누수로 전 세계에서 매년 40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데 이는 8억명에게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라면서 "어디서 물이 새는지 찾고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한 개도국은 누수 관리에 취약한데 위플랫 장비만 있으면 쉽고 빠르게 누수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
CTS를 통해 배출된 우수 파트너인 벤처기업 닷은 이번 성과공유회에서 참가자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닷은 코이카 CTS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인 '킷킷스쿨'을 개발해 아프리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하는 등 쾌속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에듀테크 기업 에누마와 같은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닷은 시각장애인용 점자 시계를 개발해 칸 국제광고제, 2023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수상하는 등 업계가 인정하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자리했다.
코이카는 기업 입장에서 보다 혁신적이고 우수한 사업을 제안할 수 있도록 올해 초 CTS 지원 자격을 완화하고 각종 양식을 간소화하는 등 제도를 개선했다. 이 외에 임팩트 투자, ESG 같은 기업의 필요를 반영한 협력 방안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