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6월22일 원전산업협력업체 간담회에서 에너지 강국 도약에 대해 언급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기사 게재 순서
① '한전 적자' 불똥 맞은 민간발전업계… SMP 상한제 대응 방안은
② 위헌 우려에도 강행… SMP 상한제, 해외 사례 보니
③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신재생에너지'


윤석열 정부 들어 신재생에너지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203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를 실시하면서 수익성 악화가 명확해졌다. 업계는 정부 정책에 대해 탄소중립 기조를 역행하는 모습이라고 비판하며 신재생에너지 시장 축소로 글로벌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발전 비중 줄이고 RPS·REC 조정… 신재생에너지업계 '수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발표한 '에너지 환경 변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정책 개선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1.6%(잠정)로 설정했다. 지난해 10월 설정한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30.2%) 대비 8.6%포인트 하락이다. 정부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논의 과정에서 예상한 2030년 전력소비량(572.8테라와트시·TWh)을 고려하면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123.7TWh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3.1TWh다.


산업부는 최근 몇 년간 재생에너지 보급이 무질서하게 확대되면서 미흡한 사업관리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봤다. 문제 해결을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재설정해야 한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3.2%→ 3.6%→ 4.4%→ 5.6%→ 6.3% 등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재생에너지 보급실적은 1.9기가와트(GW)→ 3.2GW→ 4.1GW→ 4.9GW→ 4.2GW 등으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수정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RPS) 비율도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RPS 비율 축소로 대규모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줄이면 시장 축소 등 업계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RPS 비율은 대규모 발전사업자가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RPS 의무 비율이 2017년 4.0%에서 2022년 12.5%까지 늘었고 2026년에는 25.0%까지 확대될 방침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소규모 태양광 발전에 유리하게 설정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도 개선한다. 현재 REC 가중치는 일반부지에 조성된 태양광 기준 소규모(100킬로와트·kW 미만) 1.2, 중규모(100kW~3메가와트·MW) 1.0, 대규모(3MW 초과) 0.8이다. 풍력은 발전 규모와 관계없이 육상 1.2, 해상 2.5, 연안해상 2.0으로 설정됐다. REC 가중치가 1이면 1메가와트시(MWh)의 전력을 생산할 때 REC 1개가 나온다.


REC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해 에너지를 공급했다는 것을 인증하는 증명서다. 대규모 발전사업자가 RPS 비율을 채우기 어려울 경우 REC를 구매해 충당할 수 있어 신재생에너지발전업계가 반사이익을 봤다. 소규모 발전에 대한 가중치가 줄면 경쟁력 하락이 발생, 영세 발전업자 피해가 우려된다. 업계는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사업자 수가 전체 발전사업자 수의 80% 수준으로 본다.

SMP 상한제로 민간 발전사 매출 타격… 신재생에너지 산업 위축 우려

사진은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 시행 규탄 기자회견을 연 SMP 상한제 공동대책위원회. /사진=뉴스1

12월부터 시행된 SMP 상한제도 신재생에너지업계의 우려 사항이다. 한전은 42.5% 정도의 비용을 절감하고 민간 발전사의 매출은 그만큼 줄게 됐다.

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와 전국태양광발전협회 등으로 구성된 SMP 상한제 공동대책위원회는 SMP 상한제 시행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산업 생태계가 파괴될 것으로 관측한다. 기술개발 영향을 많이 받는 신재생에너지업계 특성상 20년 이상을 내다보고 투자하는데 SMP 상한제로 수익성이 악화하면 새로운 투자자들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기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도 투자금 회수 기간 증가 등의 피해를 입을 것이란 게 SMP 상한제 공동대책위원회 주장이다.

SMP 상한제 공동대책위원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REC 및 SMP 단가 하락으로 고통받아 왔다가 최근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SMP가 오른 것"이라며 "소규모 사업자들이 이제야 빛을 볼 수 있게 됐는데 정부가 SMP 상한제라는 가시 박힌 회초리를 휘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SMP 상한제는 자유 시장경쟁 체제를 파괴하는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정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힘써야 한다"며 "정부는 되레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줄어들 가능성이 큰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우려했다. "신재생에너지업계에 대한 지원이 끊기면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기업이 선언하고 있는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캠페인) 목표 실현에도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