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체스대회에 이슬람 규율 복장인 히잡을 쓰지 않고 나타난 20대 이란 여성 선수가 해외 이주를 고려 중이다.
30일(한국시각) 영국 매체 가디언은 스페인 매체 엘 파이스를 인용해 "이란 체스선수 사라 카뎀은 국제 대회에서 히잡을 쓰지 않고 나선 모습이 전 세계에 퍼지자 스페인으로 이주해 정착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카뎀은 그의 남편인 아르데시르 아흐마디 영화감독, 두 자녀와 함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스페인의 소도시로 이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뎀은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체스연맹(FIDE) 블리츠 챔피언십대회에 이틀 연속 히잡을 쓰지 않고 나타났다. 카뎀은 지난 1997년 태생의 이란 국적의 여성 선수로 FIDE 랭킹 804위에 올라 있다.
카뎀은 지난 9월 이란 현지에서 히잡을 쓰지 않았다며 여대생이 구금 중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저항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이란 내에서 쿠르드족 출신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쓰지 않아 체포됐고 구금 중 사망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란 내부 반발로 이어져 규모가 점차 확산되며 반정부 시위로 격화됐다.
이란 정부는 반정부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며 시위를 강경 진압했다. 이란 매체 HRANA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위대에서 최소 507명이 사망했고 이 중 69명은 미성년자다. 시위 진압대에서도 66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 1만4000명이 체포됐다.
그럼에도 이란 정부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국제대회에 참가한 여성 선수에게 히잡 착용을 강제하고 있다. 전날 로이터는 이란의 해당 조처가 반정부 시위 기간 여성 선수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도록 촉발시켰다고 전했다.
이란의 스포츠 스타들은 반정부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에서 열린 클라이밍 대회에선 이란 국적의 선수 엘나즈 레카비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암벽에 올랐다. 이란 양궁선수 파르미다 가세미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대회 시상식에서 히잡을 떨궜다. 이후 떨어진 걸 몰랐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