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도착해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공동취재) 2025.1.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헌정사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가 현실화했다.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은 사법 심판대에 오르게 됐지만 이 과정에서 정치권과 민심은 양극단으로 찢기면서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칩거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해 온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과천 공수처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다.


윤 대통령 체포를 둘러싸고 여야의 충돌은 고조됐고, 추운 겨울 한남동 거리에서 양극단으로 갈린 민심은 분열했다. 향후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론을 내린다고 해도 쉽사리 봉합되지는 않을 갈등이다.

尹, 비상계엄 선포 후 44일 만에 체포…계엄 정당했다 입장 변화 없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43일 만에 체포된 윤 대통령은 체포 직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면서도 "그러나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후 변호인단을 통해 지난 1월 1일 자필로 작성한 8000자 분량의 신년사를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을 향해 위헌적 법률로 국론 분열을 조장했고 이를 막기 위해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인 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선포 이후 입장은 한치도 변하지 않은 것이다.

44일간의 관저 칩거 기간 변호인단과 일부 대통령실 참모 등과만 소통하고 관저 앞 탄핵 반대 여론 및 지지층 결집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남동 앞은 눈물바다 아니면 축제…헌재서 어떤 결론 나와도 앙금

윤 대통령이 탄 호송 차량이 한남동 관저를 빠져나가자 거리는 눈물바다 아니면 축제의 장으로 양분됐다.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 지지자들은 이날 새벽 경호처와 공수처가 막 대치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목소릴 높이며 공수처를 비판했지만 윤 대통령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거리에 앉아 망연자실하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반면 탄핵 찬성 집회 측에서는 윤 대통령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환호하면서 춤을 추는 등 축제를 방불케 했다.

불과 두 달이 채 안된 시간에 공수처와 윤 대통령의 대립, 정치권 정쟁은 민심마저 상대방을 이해하기보다는 배척하는 상황으로 내몰았다.

윤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 수사와는 별개로 헌법재판소가 탄핵에 대한 어떤 결론을 내린다고 해도 이를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힘은 공수처 고발, 민주당은 내란특검 압박…민생은 안중에 없어

윤 대통령의 체포에도 여야는 민심을 다독이기보다는 지지층 향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정쟁을 더욱 가속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체포는 불법적인 체포영장이라며 공수처를 고발하겠다고 하는 등 비난에 열을 올렸다. 특히 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체포는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 민주당과 내통한 경찰의 3중주라고 비난했다.

윤 대통령 관저 칩거 이후 시작된 지지층 결집에 고무됐다는 시각도 있다. 여당이 탄생시킨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됐고, 여소야대 정국 속 탄핵심판이 본격화를 앞두고 지지층에 기대려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 체포가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회복, 법치 실현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6당은 이날 윤 대통령의 체포와 별개로 '2차 내란특검법'인 내란·외환 특검법을 예정대로 16일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이 체포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반발하는 외환 혐의를 추가하는 것은 결국 현재와 같은 여야 대치구도를 풀 생각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특검 추진 배경에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조기 대선을 염두하고 지속적인 여론전을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