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챗GPT 생성

2022년 11월 오픈AI의 'ChatGPT' 출시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경쟁의 시작점이 됐다. 글로벌 기업 대부분이 AI 산업에 주목했고 국내 기업들도 이에 동참했다. 이듬해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은 AI 관련 직무 채용을 대폭 늘렸고 투자도 집중했다. 대기업들은 초격차 경쟁에 나섰지만 중소기업 상황은 다르다. 자금과 인재 확보 경쟁에서 밀린 중소기업은 대기업과의 격차를 좁히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AI 도입 기업의 70% 이상은 대기업인 반면 중소기업은 15%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의 약 95%는 AI를 활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AI 도입 질적 차이가 크다. 대기업은 수십 년간 축적된 체계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스템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기존 데이터를 AI가 인식할 수 있도록 정형화하는 단계부터 시작해야 한다.


도입 비용은 물론 유지비 부담도 커 중소기업이 AI 활용을 지속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대기업들조차 수익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금 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AI를 적극 활용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기업의 인공지능 전환 실태와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도 중소기업의 인공지능 활용도는 4.2%로 대기업(49.2%)의 10분의 1에도 안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 중소기업 AX 지원 사각지대 있어…"필요한 시스템 구매 플랫폼 필요"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오른쪽). /사진=뉴스1

중소기업의 AX(AI 전환)에는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현재 중소기업 AX를 지원하는 정부 부처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다.

중기부는 지역주도형 AI 대전환 사업에 490억 원울 배정하고 'AX 스프린트 우대트랙'을 신설해 AI·반도체 등 혁신성장 분야 유망 중소기업에도 14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과기부는 GPU 지원 사업과 AI 바우처 사업을 대표 정책으로 운영하고 있다. 엔비디아로부터 확보한 GPU 1만 장을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제공해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AI 바우처 사업을 통해 정부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두 부처 정책 간 공백이 크다는 지적을 받는다. 중기부는 특정 분야 지원에 치우쳐 제조업 외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약하고 과기부의 GPU 지원과 AI 바우처 사업은 연속성이 부족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가 들린다.

AI 도입 경험이 없는 중소기업은 아날로그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단계부터 시스템 전반을 개편해야 하지만 현행 지원책은 이러한 초기 단계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GPU 지원도 기존 AI 스타트업이나 일부 기술 기반 중소기업에는 필요하지만 일반 중소기업에는 활용도가 낮다.

AI 바우처 사업도 한계가 뚜렷하다. 사업 기간이 약 7개월에 불과해 AX 이후 단계에서 발생하는 시스템 유지 비용을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어렵다. 과기부 관계자는 "AI 바우처 사업은 해당 기간 동안만 지원하고 이후 연도에 연계되는 지원은 없다"고 했다.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새로운 정부 지원 시스템 도입을 제안했다. 중소기업이 AI 도입에 필요한 부분만 선택해 구매할 수 있도록 '나라장터'와 유사한 형태의 플랫폼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필요한 솔루션만 구매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체 시스템을 한 번에 교체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회계·인사 관리 시스템 등 특정 영역에 필요한 솔루션부터 도입해 점진적으로 AX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