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고액의 '세외수입'을 고의로 체납하고 재산을 은닉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일명 '최은순 방지법' 제정을 추진한다. 조세 외 수입인 세외수입 체납자에 대해서도 지방세 수준의 강력한 제재 수단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경기도는 세외수입 고액체납자에 대한 출국금지, 가산금 부과, 금융정보 조회가 가능하도록 '지방행정제재·부과금법'과 '금융실명법' 등 2개 법률의 개정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세외수입은 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이나 개발로 발생하는 부담금처럼 공공 목적을 위해 부과하는 조세 외 수입이다. 문제는 일부 체납자들이 이를 내지 않고 재산을 숨기거나 해외로 나가도 현행 제도상 제재 수단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김건희 씨 모친 최은순 씨(79)가 대표적 사례다. 최 씨는 2013년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땅 매입 과정에서 명의신탁 계약을 통해 차명으로 사들이며 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과징금이 부과됐다. 하지만 납부 시한까지 체납액 25억원을 납부하지 않아 서울 강동구 암사동 최 씨 소유 건물과 토지에 대한 공매가 진행 중이다.
최 씨처럼 부동산실명법 위반 과징금이나 개발 관련 부담금 등을 체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일부 체납자들은 예금을 숨기거나 해외로 송금하고 출국을 반복해 징수를 피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경기도는 일명 '세외수입 징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최은순 방지법(3대 과제 2개 법률 개정건의(안))을 마련 정부에 건의했다. 최은순 방지법 중 첫 번째는 '지방행정제재 부과금의 징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한 고액 체납자 출국금지와 가산금 규정 신설이다.
현행 법령은 국세와 지방세는 일정 금액 이상을 체납하면 출국금지 조치가 가능하지만, 세외수입 체납자는 아무런 제재 없이 해외 출국이 가능하다. 이에 도는 세외수입 체납액이 3000만원 이상이면 지방자치단체장이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것을 건의했다. 이는 지방세 체납자 기준과 동일한 수준이다.
또, 국세와 지방세에는 가산금 규정이 있지만 세외수입은 개별 법령에 따라 가산금 체계가 제각각이다. 특히 과징금이나 이행강제금처럼 법 위반에 대한 제재 성격이 강한 세외수입도 가산금이 없어, 고의로 납부를 미루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에 도는 세외수입의 성격에 따라 가산금을 부과를 체계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최은순 방지법 중 두 번째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한 금융정보 조회 확대다. 현재는 국세나 지방세를 체납한 경우에만 예금이나 외화송금 내역 같은 금융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세외수입 체납자는 금융자산을 추적할 법적 근거가 없다.
일부 체납자가 예금을 숨기거나 해외로 돈을 보내도 이를 파악하고 징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는 금융실명법을 개정해 세외수입 체납자도 금융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최은순 방지법은 거액의 세외수입을 체납하고도 태연하게 살아가는 제2, 제3의 최은순을 이 땅에서 근절하기 위한 경기도의 강력한 의지"라며 "법과 제도를 정비해 이를 근본적으로 근절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