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검찰청을 대체할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부여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강경한 폐지 입장을 고수하던 민주당 지도부가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다.
15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설 연휴가 끝난 이틀후인 이달 20일 의원총회에서 공소청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에 대한 당론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12일 의총에서도 두 법안을 테이블에 올렸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당은 지난 5일에도 정책의총 이후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당시 정청래 대표는 비공개 의총에서 보완수사 요구권으로 대체하는 방향에 힘을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 대표는 설 연휴 전인 11일 최고위원회에서 추가 발언을 통해 "보완수사권 존치 문제는 형사소송법 개정 때 논의한다는 정부 방침을 언급하며 당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정부 입법안에 담아달라"고 '건의' 형식으로 표현 수위를 낮췄다. 청와대의 의중을 감안해 한 발 물러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보완수사를 원칙적으로 부정하면서도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여지를 남긴 바 있다.
쟁점의 핵심은 '보완수사 요구권'과 '보완수사'의 개념 차이다. 보완수사 요구권은 형사소송법 197조의2에 근거해 검사가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청하는 제도로, 수사 주체는 경찰이다. 반면 보완수사는 검사가 직접 수사의 주체가 되어 공소장 작성 단계에서 추가 확인을 하거나, 수사 과정에서 포착한 단서를 바탕으로 범죄를 추적하는 행위다. 검사가 직접 고소·고발을 접수해 수사를 개시하는 인지수사와는 구별된다.
보완수사의 법적 근거도 쟁점이다. 형사소송법에 개념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 협력 조항(195조 1항)과 검사의 수사 권한 조항(196조 1항) 등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해석된다.
보완수사권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폐지론자들은 검사가 보완수사를 빌미로 특정 야당 정치인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는 등 권한을 남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법조계 일각에서는 보완수사를 전면 차단하면 공소 제기·유지라는 검사의 고유 기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반박한다. 공소시효가 짧은 선거사범이 대표적 우려 사례로 꼽힌다.
실제 수치도 논쟁의 근거로 등장한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 불송치 결정에 불복한 이의신청 건수는 매년 늘어 2021년 2만5048건에서 지난해 5만3406건으로 5년 새 53.1%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이의신청 송치 사건 중 실제 기소로 이어진 비율은 매년 2.1~2.7% 수준에 불과해, 남용 우려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 충분하다는 주장에도 반론이 있다. 대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 중 3개월이 넘도록 이행되지 않은 비율이 23.5%에 달했다. 네 건 중 한 건꼴로 추가 지연이 발생한 셈이다.
한편 법무부와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12일 각각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을 입법예고했다. 설 연휴 전 수정안을 재입법예고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여권의 기류 변화가 수정안 내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각계의 관심이 쏠린다.
대검은 공식 입장 표명을 삼가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보완수사권의 완전 박탈만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지된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