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헌 SKT CEO는 지난 1일(현지시각) MWC26이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AI 인프라의 재편과 대규모 투자 계획을 포함한 'AI 네이티브'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그룹 계열사들의 역량을 한 데 모아 AIDC(AI데이터센터) 사업에 속도를 낸다.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과 정면승부를 펼치기 보다는 세분화된 전략으로 틈새 시장을 노린다는 각오다. AI 모델 개발 역시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국가대표 사업이라는 사명감으로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정재헌 SKT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현지시각) MWC26이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AI 인프라의 재편과 대규모 투자 계획을 포함한 'AI 네이티브' 혁신 전략을 공개했다.


우선 대한민국 전역에 1GW 이상의 초거대 AI 데이터센터(DC)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자본의 한국 투자를 유도하고 아시아 최대 AI DC 허브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는 이날 "AI데이터센터 사업에 필요한 게 수요 그리고 부지, 에너지"라며 "그것보다 지금은 더 중요한 게 칩이 있어야 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행스럽게도 SK그룹 멤버사들이 이러한 부분들을 갖추고 있다"며 "그래서 먼저 시작했고 지금 아시아의 허브로 거듭나려고 하는 중이고 규모는 하이퍼 스케일"이라고 했다.

SKT는 GPU 클러스터 '해인'을 비롯, AI DC를 구축 중이며 글로벌 협력을 통해 1GW 이상의 하이퍼스케일로 확장할 계획이다. 오픈AI와 협력하는 서남권 AI DC 구축을 더해 'AI 인프라 벨트'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SK에코플랜트·SK이노베이션 등과 함께 AI DC 구축부터 냉각·서버·에너지·운영까지 밸류체인 전반의 설루션을 확보해 최고 수준의 비용 효율을 갖춘 AI DC가 목표다.


AI 피라미드 전략에서 한 단계 나아가 인프라 사업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정 대표는 "AI 피라미드를 구축해 저변 인프라부터 에이전트까지 의미있는 하나의 장르가 끝났다고 본다"며 "이제는 기반을 구축하면서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인데 과거엔 MNO와 AI를 하나로 보는 전략이었지만 이제는 달리 진화하기 위해 AI CIC 체제로 전환했다"고 했다.

SKT는 DC 운영 효율성을 올릴 수 있는 SKT 자체 설루션 개발도 추진한다. SKT의 고성능·고효율 가상화 설루션인 '페타서스 AI 클라우드'를 지난해 '해인(GPUaaS)'에 적용한 데 이어 올해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선다.

여기에 국내 최대 규모의 519B 독자 파운데이션 AI 모델을 1000B(1조 파라미터)급 이상으로 끌어올려 AI 주권 확보와 함께 산업 전반의 혁신을 주도한다. 이미지 데이터를 시작으로 올 하반기부터 음성, 영상 데이터도 처리할 수 있도록 멀티모달 기술 고도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SKT는 SK하이닉스와 공동으로 '제조 특화 AI 설루션' 패키지를 개발해 반도체, 에너지 등 국가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이 패키지는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불량률을 낮추고 설비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제조 AI에서 500B급 모델은 추론 비용이 높다.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 수 있나.

(유경상 AI CIC장) 500B 모델을 그대로 제조 현장에 쓰려는 게 아니다. 이 모델을 증류해서 제조 AI에 특화된 경량 모델을 제공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작년 말 공개한 매개변수 500B급(5000억개) 초거대 AI 모델 'A.X K1'의 비용 부담을 두고선 경량화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막대한 비용으로 효용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맞춤형 '소버린 AI'에 중점을 두고 수요가 확실한 산업군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유경상 AI CIC장은 이날 "500B 모델을 그대로 제조 현장에 쓰려는 게 아니다"라며 "하이닉스의 경우 투자 대비 효과가 덜 걱정된다"고 했다. 유 CIC장은 "반도체는 투자 규모가 크지만 약간의 효용가치만 발생해도 경제가치가 있다"며 "AX 모델을 통해 공장 공정을 조금이라도 줄이면 실질적인 이득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건은 여기서 얻은 효용을 다른 산업으로 적용하는 것"이라며"좀 더 경량화된 모델 만들 예정"이라고 했다.

정 CEO는 "AI DC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심장', 초거대 LLM은 '두뇌'로 비유할 수 있다"며 "SKT AI 역량에 국내외 파트너와의 협업을 더해 대한민국의 고객과 기업의 진정한 AI 네이티브(AI 내재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