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수사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이 18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 소관 상임위를 통과했다. 본회의 처리는 20~21일쯤이 유력하다. 앞서 당·정·청 협의를 거친 법안의 핵심은 기존 정부안 보다 공소청 검사의 권한을 더 줄인 것이다. 우선 경찰 등에 대한 공소청 검사의 영장청구·집행지휘권을 삭제했다. 중수청이 수사를 개시하면 검사에게 통보하도록 한 조항, 중수청 송치 사건에 대해 검사가 추가 입건을 요청할 수 있게 한 조항도 빠졌다. 제한적 수사 권한을 가진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검사가 지휘·감독하도록 한 조항도 사라졌다. 전반적으로 공소청 검사의 수사 관여 여지를 사실상 봉쇄하고,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더욱 명확히 하려는 방향이다.

최종안은 정부와 여당 간의 이견을 일정 부분 절충한 결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 1월 법안을 내놓은 이후 청와대·정부와 여당 강경파 간에 검찰총장 명칭을 포함해 개혁의 구체적 내용을 놓고 갈등이 이어졌고,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이 "불필요한 과잉은 안된다"며 직접 정리에 나섰다. 결국 청와대와 정부 의견대로 검찰총장 명칭은 유지되고 검사 전원 면직 후 선별 재임용 방안도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공소청 검사의 권한은 강경파 요구대로 대폭 축소됐다. 당·정·청은 이견이 크고 최대 쟁점이었던 검사 '보완수사권 허용' 문제는 지방선거 이후로 논의를 미뤘다.


문제는 제도 변화에 상응하는 통제 장치와 보완책이 충분히 마련됐는지 여부다. 특사경은 환경·식품·노동·관세·산림·출입국 등 50여개 분야에서 경찰관의 권한을 가진 일반 행정공무원이다. 숫자도 2만여 명이나 된다. 해당 영역 전문성은 있지만 수사·재판 경험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이들이 검사 지휘 없이 독자 수사에 나설 경우 사건 처리 지연이나 완결성 저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자치단체장이나 행정기관장이 사실상의 수사 지휘를 하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수사의 중립성이 흔들리고 정치적 공방으로 번질 소지가 있다.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휘를 받는 경찰과 중수청의 정치적 중립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하는 문제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두 기관의 권한 확대에 따른 견제와 균형 문제도 남아 있다. 수사권 남용이나 사건 은폐가 발생할 경우 이를 제어할 장치가 충분한지에 대한 검토는 아직 미흡하다. 최근 시행된 '사법 3법'이 소송 남발, 정치적 고소·고발로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충분한 사전 설계 없이 '대법원 개혁'이란 명분에만 매달려 혼란이 더 커진 측면이 있다. 수사체계 변화 역시 대안 마련 보다 '검사 힘빼기'에만 집중한다면 비슷한 문제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

이제 관심은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쏠리고 있다. 대통령과 법무장관은 그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여당 강경파의 반대는 여전하다. 그러나 형사·사법 개혁의 기준과 본질은 분명하다. 국민의 권리 보호와 절차적 정의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지 여부다. 오로지 특정 기관의 영향력 약화가 목표가 되는 순간 개혁은 방향을 잃는다. 보완수사권 문제만큼은 어떻게 하는 것이 수사와 기소의 완결성을 높일 수 있는 건지, 국민의 편익 증진에 도움이 되는 건지를 염두에 두고 충분히 숙의를 거쳐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