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연인 관계였던 남녀가 몸싸움을 벌여 서로 다치게 한 사건에서 법원이 여성에게는 유죄를, 남성에게는 정당방위를 인정해 무죄를 선고했다.
전주지방법원 형사3단독(기희광 판사)은 21일 상해 혐의로 기소된 A(72·여)씨에게 벌금 70만원을, B(77)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와 B씨는 2024년 11월 14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아파트 1층에서 마주친 뒤 몸싸움을 벌이며 서로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두 사람은 과거 교제했던 사이로 알려졌다. 다만 A씨는 현재까지도 교제 중이라고 주장한 반면 B씨는 3년 전 이미 관계가 끝났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A씨는 아파트 현관에서 B씨를 기다리고 있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B씨를 보자마자 먼저 팔을 잡아 넘어뜨리고 목을 조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B씨도 A씨의 손을 깨물거나 다리를 누르는 등 대응했고 두사람 모두 약 2주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에 대해서는 본인이 혐의를 인정한 점 등을 근거로 유죄로 판단했다. 반면 B씨의 대응은 정당방위의 일종인 소극적 방어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사건 일주일 전에도 B씨의 집을 찾아가 약 1시간 동안 현관문을 두드리는 등의 행위로 현행범 체포된 적이 있다"며 "당시에도 B씨는 A씨를 보자마자 신고를 위해 휴대전화를 꺼냈고 이를 제지하려는 과정에서 서로 엉켜 넘어졌다"고 했다.
이어 "당시 영상 등을 보면 B씨의 행위는 신고를 위한 소극적 방어행위로 보이고 A씨가 제출한 상해진단서와 달리 현장 경찰이 촬영한 사진에서는 손등 상처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이를 종합하면 B씨가 A씨에게 상해를 입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의 경우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상해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