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조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에너지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원유운반선 발주가 늘어난 덕분이다. 중장기 수요 역시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일본의 추격은 위험요인으로 지목된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 대비 38.5% 증가한 1조1902억원이다. 한화오션은 48.2% 늘어난 3833억원, 삼성중공업은 138% 급증한 3486억원으로 집계됐다.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약 1조9221억원으로 2조원에 근접할 전망이다.
미국·이란 갈등으로 원유 및 LNG운반선 발주가 확대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호르무즈 해협 중심의 원유·LNG 공급 구조가 미국·호주 등으로 분산되면서 톤마일(화물 중량×운송 거리)이 증가, 해운업계가 필요로 하는 선박 수도 늘어났다. 국내 조선사들이 추진해온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 선별 수주 전략과 글로벌 시황이 맞물리며 시너지가 발생했다는 평가다.
조선 3사는 올해 1분기에만 LNG운반선 20척을 수주했다. HD한국조선해양이 10척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각각 6척, 4척을 따냈다. 유조선은 총 18척을 수주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원유운반선 7척을,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각각 4척, 7척씩 확보했다.
LNG운반선은 북미 LNG 개발 프로젝트와 미국의 LNG 수출 확대에 힘입어 중장기 수요가 견조할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일 그리스·오세아니아 소재 선사와 총 5891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4척을 계약하며 2분기 안정적인 수주 흐름을 이어갔다. VLCC도 선단 고령화와 중동 사태 장기화로 인한 원유 공급 부족 등으로 향후 발주 확대가 기대된다.
중국·일본과의 경쟁 등 위험요인도 존재한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집계 결과 중국은 올해(3월15일 기준) 전 세계에서 발주된 원유운반선 91척 중 75%에 해당하는 69척을 수주했다. VLCC는 중국 조선사들의 점유율이 높은 분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수주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일본은 7년 만에 LNG운반선 건조 재개를 선언했다. 조선업 재건을 위해 총 1조엔 규모의 기금을 투입해 2028년부터 자동화 설비를 가동하고 2034년에는 생산량을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NG 운반선은 한국이 기술 우위를 지닌 분야로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동 사태 장기화하면서 LNG·유조선 운임이 계속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이에 따른 선발주 수요가 늘고 있다"며"일본은 조선산업 자립도를 높이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기술력 격차가 커 단기간 내 추격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멤브레인 방식 대신 모스 타입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 역시 전반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