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두 번째 직접 협상을 벌일지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협상 라인이 파키스탄으로 향하는 가운데 이란 외무장관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지만, 이란 측은 공식적으로 미국과의 회담 계획을 부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를 25일(현지시각)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파견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충족할 제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구체적 내용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 측이 직접 만나 대화를 원하고 있다"며 "이번 만남에서 긍정적 결과가 도출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도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슬라마바드로 향할 의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레빗 대변인의 발언을 "순전한 거짓말"이라고 규정하며 "이란은 미국에 대면 회담을 요청한 적 없고, 오히려 미국의 과도한 요구로 인해 협상 요청을 전면 거부해 왔다"고 주장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미국과의 회담은 계획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파키스탄 고위 관료들과의 양자 협의 및 지역 정세 논의를 위해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란이 과거에도 실제 협상을 앞두고 미국 측 발표를 부인한 전례가 있어, 이번 부인 역시 협상 주도권 유지를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특사단이 파키스탄 중재자들과 별도 양자 회담을 가진 뒤 오는 27일 아라그치 장관과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도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전될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협상이 성사될 경우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1차 협상(11일~12일) 이후 약 2주 만의 재개다. 당시 장시간 협상에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미국은 이란의 핵 무기 포기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자유 확보를 핵심 의제로 내세우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만족할 만한 합의가 나오기 전까지 이란 항만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란 국영 IRNA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대미 협상단 의장직에서 사임했다는 이스라엘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악시오스는 밴스 부통령이 이번 파키스탄행에서 빠진 것도 갈리바프 의장의 불참 가능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