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6·3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국민이 저 또는 이 정권에 주는 경고"라며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기대에 못 미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청년들의 강한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나 역시 '주권 감수성'이 부족했던 것 아닌가 하는 반성이 들었다"고 했다.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뒤늦었지만 필요한 자세였다.

하지만 일부 정책에 대한 평가는 이런 겸손한 다짐과 적지 않은 간극을 드러냈다. 특히 서민 삶과 직결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인식은 민생 현장의 체감과 괴리가 있어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상승 압력을 나름 잘 막아왔다"고 자평했다. 전세 품귀 현상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인데 사라져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서민들이 겪는 현실은 전·월세 불안과 주거 부담이다.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어떤 정책적 처방도 국민의 체감 온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특히 가장 예민한 이슈 가운데 하나인 공소취소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여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조작 기소 특별검사' 도입에 대해 "(진상규명을) 안 할 수는 없는 것", "법과 상식대로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잡으면 되는 것이고 잘못된 게 없으면 그대로 두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권한까지 특검에 부여하는 특검법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공소취소 권한을 누가 행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특검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았다.

공소취소 논란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논란과 우려를 불러온 쟁점이었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검찰 기소에)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들이 꽤 많다"며 '조작기소 특검' 도입에 힘을 실으면서도 정작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러니 "결국 특검에 의한 공소취소 의지를 접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게 아니라면 공소취소 권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그것이 대통령이 강조한 '낮은 자세'이자 법과 상식에 부합하는 태도일 것이다.

이 대통령은 회견에서 '초격차 산업강국', '규범과 규칙이 지켜지는 정상사회' 등 4대 국정 목표를 제시했다. 집권 2년 차인 올해를 '대체 불가 대한민국'의 담대한 꿈이 시작되는 해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에 대해서는 "결론은 일할 사람을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과 중심의 국정 운영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집권 2년 차는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다. 치밀한 이행 전략으로 국정 과제의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취임 당시 약속했던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초심이 말이 아니라 정책과 국정 운영으로 증명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