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대형병원 소속 의사 2명이 응급환자 전원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17일 경찰과 의료계에 따르면 대구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지난 4월 대구지역 대형병원 소속 의사 2명을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2023년 건물에서 추락한 10대 환자에 대해 적절한 응급처치를 하지 않은 채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결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환자는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는 과정에서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결국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병원과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응급치료 기피 여부와 환자 수용 불가 사유 등을 조사한 결과 의료진에게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응급의학계는 이번 검찰 송치 결정이 응급의료 현장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성명을 통해 사건 당시 보건복지부가 현지조사를 실시한 뒤 관련 의료기관에 행정처분을 내렸으며 당시 의료진 개인에 대한 형사고발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응급실 과밀화와 의료인력 부족, 환자 수용 한계 등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의료진 개인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응급의료체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역시 복지부의 행정처분이 현장 의료진에 대한 사법처벌로 이어지고 있다며 검찰이 사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도 별도 입장을 통해 이번 사건의 본질은 특정 의료기관이나 의료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 누적된 응급의료와 필수의료체계의 구조적 한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응급실 과밀화, 전문인력 부족, 지역 간 의료격차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후적 결과만을 근거로 의료진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가 해결해야 할 의료시스템의 문제를 현장 의료진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응급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인 처벌 중심의 접근보다 국가 차원의 시스템 개선과 의료인력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며 "이번 사건이 응급의료 정책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