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봉쇄 우려에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걸린 유가정보판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봉쇄를 위협하면서 국제유가가 2% 넘게 상승했다.

21일(현지시각)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1.79달러(2.01%) 오른 배럴당 91.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68달러(2.02%) 상승한 배럴당 84.91달러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 브렌트유는 지난 6월10일, WTI는 6월1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가 상승의 가장 큰 배경은 중동 지역의 확전 우려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란도 바레인과 쿠웨이트, 요르단에 있는 미국 관련 시설을 공격하면서 양측의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유조선 피격까지 발생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홍해에서도 새로운 위험이 불거졌다.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 20일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격에 대응해 홍해를 봉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중국과 인도로 향하던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 운반선 2척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지 않고 수에즈운하 방향으로 항로를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핵심 원유 수송로다. 이 해협의 통항이 막힐 경우 선박들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우회해야 해 운송 기간과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봉쇄될 경우 중동의 양대 원유 수송로가 동시에 차단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흑해에서도 원유 공급 부담이 커졌다. 카스피해 송유관 컨소시엄은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인근 터미널에서 발생한 유조선 공격 이후 카자흐스탄산 원유 인수와 선적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해당 송유관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를 운송하는 주요 시설이다. 중동에 이어 흑해 지역에서도 물류 불안이 확산하면서 원유 시장의 지정학적 위험이 한층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중동과 흑해 지역의 물류 불안이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의 상승 압력도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실제 원유 공급 차질이 현실화하거나 선박의 우회 운항이 장기화할 경우 운임과 보험료 상승까지 겹치며 유가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