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합의 후 60일 실무협상 기간이 끝났지만 협상 재개는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졌다. 사진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 걸린 정치 선전 배너. /로이터=뉴스1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후 설정한 60일 협상 시한이 종료됐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양측은 핵심 쟁점인 호르무즈 해협 통항 및 통제권 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대립을 이어가고 있어 종전 협상이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즈(NYT) 등 미국 매체들은 17일(한국시각)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체결한 종전 MOU에 명시된 60일 협상 기간이 이날 만료됐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해당 기간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포괄적 평화협정 체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했지만 시한 내 최종 타결에는 실패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종전 MOU를 체결하며 상호 군사행동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에 합의했다. 협정에는 이란이 60일간 상선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고 미국은 해상 봉쇄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양측은 이 기간 최종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후속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서 양측의 입장 차는 끝내 좁혀지지 않았다. 미국은 국제 해상교통로의 완전한 개방과 자유로운 항행을 요구한 반면 이란은 자국 연안 수역에 대한 관리 권한과 항로 운영에 대한 영향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국의 직접적인 관리·통제 필요성을 거론했다. 미국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해협을 국제사회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이를 자국 주권 침해로 받아들이며 강하게 반발했다. 양측이 해협의 통제 주체와 운영 방식에 대해 정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협상도 사실상 답보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해협 정상화는 지연되고 있다. CBS뉴스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수가 전쟁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고 전했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전쟁 이전 하루 평균 130척 수준이던 통항량은 최근 일부 기간 한 자릿수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상 과정에서 군사적 긴장은 계속됐다. 양측은 MOU 체결 이후 상호 비난과 경고를 주고받았고, 해협 운영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면서 충돌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이란은 미국이 지지하는 항행 체계에 반발하며 자국의 관리 권한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이란과 오만 간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해협 재개방이 임박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별다른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란 역시 협상 가능성 자체는 열어두고 있으나 배상과 안보 보장 문제 등을 이유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이란이 종전 MOU 체결 이후에도 군사력 재정비와 미사일 생산 확대를 추진하며 장기전에 대비해 왔다고 보도했다. 일부 중동 국가 관계자들은 이란 강경파가 협상과 별개로 군사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움직임은 양측 간 불신을 키우고 있으며 60일 협상 시한이 종료된 현재 협상 재개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